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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 쿠바 2번이나 잡았다 … WBC 대표팀 ‘효자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26일 쿠바와의 평가전에서 7회 2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있는 손아섭. WBC대표팀에 김현수를 대신해 선발된 손아섭은 전날 쿠바전에서 홈런을 때려낸 뒤 타격 영상을 다시 분석했고, 이날 안타 4개를 몰아쳤다. [뉴시스]

26일 쿠바와의 평가전에서 7회 2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있는 손아섭. WBC대표팀에 김현수를 대신해 선발된 손아섭은 전날 쿠바전에서 홈런을 때려낸 뒤 타격 영상을 다시 분석했고, 이날 안타 4개를 몰아쳤다. [뉴시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대표팀 타선에 불이 붙었다. 김현수(29·볼티모어)를 대신해 뽑은 손아섭(29·롯데)이 도화선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은 손아섭의 맹타에 힘입어 쿠바와의 평가전에서 2연승을 거뒀다.

고척돔 2차 평가전도 7-6 승리 #손아섭, 김현수 불참에 ‘대타’ 발탁 #쿠바 상대 홈런 등 맹타 무력시위 #양현종, 3이닝 2실점 아쉬움 남겨 #대표팀, 내일 호주와 평가전 가져

한국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의 2차 평가전에서 7-6으로 역전승했다. 일본·중국·호주와 함께 WBC 1라운드 B조에 속한 쿠바는 2라운드에서 한국과 만날 가능성이 크다. 지난주 일본 프로팀들과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6안타·2득점에 그쳤던 대표팀은 고척돔에서 열린 쿠바와의 두차례 평가전에서 20안타를 때려냈다.

한국은 이날 쿠바 선발 블라디미르 바노스의 변화구에 고전하며 4회까지 무득점에 그쳤다. 2회 한국의 첫 안타를 때려낸 6번타자 손아섭은 5회 선두타자로 나와 안타로 출루했다. 손아섭은 이용규의 2루타 때 홈을 밟아 1-2를 만들었다.

1-3으로 뒤진 7회 초 대반격을 이끈 것도 손아섭이었다. 선두타자로 나온 그는 좌중간 2루타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기세를 탄 한국은 안타 2개, 볼넷 2개를 묶어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타순이 한바퀴 돌아 다시 타석에 들어선 손아섭은 2사 만루에서 2타점 쐐기타까지 날렸다. 한국은 7회에만 6점을 뽑아 쿠바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이날 5타수 4안타·2타점을 날린 손아섭을 보고 박찬호 JTBC 해설위원은 “ 평가전에서는 이제 그만 때리고 WBC에서 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2007년 롯데에 입단한 손아섭은 2010년부터 7시즌 연속 3할대 타율을 기록했다. 외야수 치고는 체격이 작은(키 1m74㎝, 몸무게 88㎏) 그는 지독할 만큼 웨이트트레이닝에 집중한 덕분에 지난 4년 동안 평균 14.5개의 홈런을 때렸다. 1번타자를 맡은 지난해엔 42개의 도루를 성공했다. 발이 아주 빠른 편은 아니지만 최만호 주루코치와 함께 상대 투수들을 집중 연구해서 만들어낸 결과다.

손아섭은 당초 2017 WBC 예비 명단(50명)에 포함됐지만 최종 엔트리(28명)에는 들지 못했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진출 2년째를 맞이한 김현수가 WBC 출전을 포기하면서 손아섭이 대체선수로 발탁됐다.

대표팀 내에서 손아섭의 비중은 크지 않았다. 최형우(좌익수)-이용규(중견수)-민병헌(우익수)으로 외야진이 꾸려질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대타’로 대표팀에 들어온 그는 경기에서도 ‘대타’ 또는 ‘대주자’로 나올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손아섭은 특유의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WBC를 준비했다. 지난 25일 쿠바와의 1차전에서 이용규가 왼 팔꿈치 염증으로 라인업에서 빠지자 손아섭이 출전 기회를 잡았다. 처음 세 타석에서 모두 범타로 물러난 손아섭은 6회 마지막 타석에서 우중월 솔로홈런을 때렸다. 쿠바와의 2경기에서 나온 유일한 아치였다. 힘들이지 않고 가볍게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길 만큼 손아섭의 타격감이 좋았다. 손아섭은 “어제 숙소에서 내가 가장 좋았을 때의 타격폼을 봤다. 지금 폼과 미세한 차이가 느껴져 오늘 훈련 때부터 바꿔봤다” 고 말했다. 김인식 감독은 “(손아섭을 포함해) 4명의 선수가 상황에 따라 외야 세 자리를 메울 것”이라며 손아섭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선발 투수 양현종은 3이닝 동안 4피안타·2실점했다. 22일 요코하마와 평가전(2이닝 1실점)에 이어 2경기 연속 점수를 내줬다. 직구 스피드가 최고 시속 145㎞까지 나왔지만 변화구 제구가 흔들렸다. JTBC는 28일 오후 6시30분 호주와의 평가전과 WBC 전 경기(1라운드 3월 6~9일)를 단독 생중계한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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