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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문 닫는 포천동물원, 방생파·입양파 엇갈린 운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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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국립수목원이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보전지역인 경기도 포천 광릉숲 속에 있는 산림동물원에서 사육해 온 독수리·수리부엉이·말똥가리·새매 등 희귀 조류 10마리를 모두 자연으로 돌려보내기로 했다.

국립수목원 동물원 26년 만에 폐장 #수리부엉이 등 희귀조류 자연으로 #반달곰 등은 다른 동물원 보내기로

국립수목원 산림동물원 폐쇄로 방생 예정인 독수리. 방생하는 야생동물의 경우 모두 야생에서 구조돼 회복한 개체로 살던 곳으로 돌려보내는 의미다. [사진 우상조 기자]

국립수목원 산림동물원 폐쇄로 방생 예정인 독수리.방생하는 야생동물의 경우 모두 야생에서 구조돼 회복한 개체로 살던 곳으로 돌려보내는 의미다. [사진우상조 기자]

이유미 국립수목원장은 23일 “1991년 개장한 산림동물원이 희귀 동물 종(種) 보존과 조류의 증식이라는 역할을 마침에 따라 26년 만에 폐쇄를 결정하고 원래 있던 야생으로 돌려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동물원의 상징이었던 백두산 호랑이(두만)가 지난달 말 경북 봉화의 국립백두대간수목원으로 보내진 것도 폐쇄의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국립수목원 산림동물원 폐쇄로 방생 예정인 수리부엉이. 방생하는 야생동물의 경우 모두 야생에서 구조돼 회복한 개체로 살던 곳으로 돌려보내는 의미다. [사진 우상조 기자]

국립수목원 산림동물원 폐쇄로 방생 예정인 수리부엉이.방생하는 야생동물의 경우 모두 야생에서 구조돼 회복한 개체로 살던 곳으로 돌려보내는 의미다. [사진우상조 기자]

산림동물원은 그동안 매년 5월 15일부터 11월 15일까지 6개월간 교육 목적으로 산림동물원을 일반에 공개해 왔다. 이번에 자연으로 방사되는 조류는 모두 맹금류다. 독수리가 7마리로 가장 많고 수리부엉이·말똥가리·새매가 1마리씩이다. 이해주 국립수목원 전시교육연구과장은 “조류인플루엔자(AI) 상황을 봐 가며 다음달 중 광릉숲에서 방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립수목원 산림동물원 폐쇄로 방생 예정인 말똥가리. 방생하는 야생동물의 경우 모두 야생에서 구조돼 회복한 개체로 살던 곳으로 돌려보내는 의미다. [사진 우상조 기자]

국립수목원 산림동물원 폐쇄로 방생 예정인 말똥가리.방생하는 야생동물의 경우 모두 야생에서 구조돼 회복한 개체로 살던 곳으로 돌려보내는 의미다. [사진우상조 기자]

이들 조류는 2011년 이전 동물원에 들여왔다. 최형선 국립수목원 조류관리 담당 주무관은 “ 탈진했거나 독극물 중독과 부상 등으로 구조된 뒤 치료를 마친 동물을 보호 및 증식해 왔다”며 “방사할 맹금류는 현재 먹이도 잘 먹고 있어 자연으로 날아가는 데 큰 문제는 없다”고 전했다.

입양 예정인 반달가슴곰. 포유류 의 경우 주변 환경에 위협을 줄 수 있어 방생하지 않기로 했다. [사진 우상조 기자]

입양 예정인 반달가슴곰.포유류 의 경우 주변 환경에 위협을 줄 수 있어 방생하지 않기로 했다. [사진 우상조 기자]

이해주 국립수목원 과장은 “방사 이후 초기 얼마 동안에 조류들이 동물원으로 다시 날아올 것에 대비해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조류 방사장 주변에 임시 먹이통을 마련해 야생 적응을 돕기로 했다”고 말했다.

입양 예정인 늑대. 포유류 의 경우 주변 환경에 위협을 줄 수 있어 방생하지 않기로 했다. [사진 우상조 기자]

입양 예정인 늑대.포유류 의 경우 주변 환경에 위협을 줄 수 있어 방생하지 않기로 했다. [사진 우상조 기자]

국립수목원 측은 “이번 자연 방사는 ‘야생 조류를 자연으로 돌려보내자’는 동물보호단체 등의 의견에 공감해 취한 조치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백운기 한국조류학회 부회장은 “구조된 뒤 회복된 멸종위기종 조류를 자연 방사하는 것은 희귀 조류의 복원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입양 예정인 멧돼지. 포유류 의 경우 주변 환경에 위협을 줄 수 있어 방생하지 않기로 했다. [사진 우상조 기자]

입양 예정인 멧돼지.포유류 의 경우 주변 환경에 위협을 줄 수 있어 방생하지 않기로 했다. [사진 우상조 기자]

백 부회장은 “독수리 7마리의 경우 현재 모두 6세 이상으로 번식이 가능한 어미 새여서 다음달이면 번식을 위해 몽골로 돌아갈 수 있는 적기로 보인다”며 “어미로 자란 수리부엉이·말똥가리·새매도 봄철이 번식기인 데다 숲이 서식지인 만큼 광릉숲에서 쉽게 정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립수목원은 반달가슴곰·늑대·멧돼지·오소리·너구리 등 야생동물 13마리(모두 포유류)는 전국의 국공립 동물원에 분양하고 남을 경우 맹금류처럼 자연 방사할 예정이다. 

포천=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사진=우상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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