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집으로 인테리어하는 시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문승지 디자이너가 2014년 출시한 '셰어링 소파'. 소파 팔걸이 각도를 펫하우스 지붕과 맞춰 따로 또 같이 활용할 수 있다. [사진 Studio Mun]

문승지 디자이너가 2014년 출시한 '셰어링 소파'.소파 팔걸이 각도를 펫하우스 지붕과 맞춰 따로 또 같이 활용할 수 있다. [사진 Studio Mun]

한국과 덴마크를 오가며 활동하는 가구 디자이너 문승지(28)씨는 2013년 반려견을 위한 가구 브랜드 '엠펍(mpup)'을 냈다. 첫 제품은 강아지가 들어가 앉을 수 있는 일종의 '펫하우스'를 이어 붙인 소파였다. 나무로 만들어진 펫하우스 지붕엔 주인이 책이나 컵을 올려둘 수 있어 사람에겐 테이블 역할을 했다. 사람이 쓰는 디자인 가구 중 펫을 위한 기능이 더해진 제품은 과거엔 보기 드물었다.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소개해 전세계적인 화제를 모을 정도였다.
이후 문씨는 소파와 펫하우스 분리형 제품도 만들었다. 펫하우스 방석을 10여 가지 다른 색깔로 만들어 인테리어에 맞는 톤을 고를 수 있도록 했다. 문씨는 “인테리어가 잘 된 집에서 어울리지 않는 핑크색이나 어린이 만화 캐릭터가 그려진 개집을 쓰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반려동물 가구도 충분히 인테리어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국내 가구업체도 펫 전용 가구 잇따라 출시

관련 기사

가구 업체 에넥스에서 2015년 첫 출시한 펫 전용 수납장 '펫토리' [사진 에넥스]

가구 업체 에넥스에서 2015년 첫 출시한 펫 전용 수납장 '펫토리' [사진 에넥스]

펫 가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국내 가구업체 에넥스와 동서가구도 펫가구 시장에 뛰어들었다. 에넥스는 하단부에 강아지 휴식 공간을 마련한 수납장 ‘펫토리’를 2015년 출시했다. 친환경 원목 가구로 펫하우스와 선반장, 그리고 문 달린 수납장 등이 모듈 형태로 나와 원하는 대로 구성할 수 있다. 뼈다귀 모양으로 구멍이 뚫린 수납장 손잡이가 포인트다. 출시 직후 판매 문의가 급증해 고양이 화장실 ‘캣토’ 시리즈 출시로 이어졌다. 동서가구는 2016년 말부터 스툴 겸 펫하우스, 수납장 겸 화장실 등을 선보이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