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사격·87커누 국제대회 결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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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서울월드컵 국제사격대회는 한국사격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42개국에서 6백48명의 세계강호들이 출전, 프리올림픽 성격으로 치러진 이번 대회에서 세계신기록 6개, 세계타이 1개 등 좋은 기록이 세워졌다. 한국은 곽정훈 (곽정훈·88사격단)이 소구경 소총복사에서 금메달, 재미유학생 이은철(이은철)이 공기소총에서 은메달을 따내는 성과를 올렸다. 그리고 남자속사권총에서 6위의 임장수(임장수. 88사격단)가 88서울올림픽출전 쿼터를 획득한것도 기대 외의 수확이다.
한국이 서울올림픽사격에서 기대하는 금메달은 소구경 복사의 1개.
소구경복사에는 곽정훈을 비롯, 차영철 (차영철) 윤덕하(윤덕하) 장재관 (장재관)등이 포진해 층이 두텁다. 특히 차는 이번 대회 결선에서 부진, 아깝게 4위에 그쳤으나 본선에서 6백점 만점으로세계타이 기록을 수립했다. 이들 4명의 기록이 모두 5백99∼6백점의 세계수준에 올라있어 서울올림픽 때는 컨디션여하에 따라 한명 정도는 제기록을 낼 것으로 보여 금메달을 기대할 수 있다.
또 이은철의 공기소총과 소구경 3자세도 기대종목. 배병기 (배병기) 감독은 『한국선수들이 세계적인 스타들의 훈련과 경기를 직접보고 각자의 부족한 점을 배웠고 세계기록에 접근해있음을 확인한 것이 큰 성과』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의 운영은 각부서간의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아 많은 허점을 드러냈다. 기록집계가 운영요원의 훈련부족으로 제대로 되지 않았고 통역요원도 부족, 지장이 많았다. 시설은 훌륭하다지만 이같이 엉성한 운영으로 올림픽을 어떻게 치를지 의문이다.

<커누 세계의 벽 실감|전광판 용량부족·연습장 없는 것도 흠>
87서울커누국제대회 (3∼4일, 미사리 조정·커누경기장)에서 동독이 총12개종목 중 5개종목의 우승을 횝쓸어 종합우승을 차지했다.「커누의 여왕」으로 불리는 동독의 「비르기트·슈미트」(25)는 여자카약1인승·2인승·4인승 5백m에서 우승, 3관왕에 올라 동독의 종합우승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전통적인 커누강국 헝가리는 세계랭킹 1위인 「페렝크·치페스」(22)의 활약으로 남자카약 2인승 5백m와 4인승 1천m에서 우승했고 소련·불가리아·미국·프랑스·영국이 각각1개씩의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은 여자카약 4인승 5백m에서 예선전 없이 결승에 올랐으나 최하위인 4위에 그쳤으며 그외 종목에서는 모두 예선탈락,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케 했다.
서울올림픽의 예행연습으로 벌어진 이번 대회는 경기진행이나 제반 행사운영에 있어서 국내에서 처음 치르는 커누국제대회치고는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제커누연맹 (ICF) 의「세르지오·오르시」회장(이탈리아인)도 『모든 면에서 흠잡을 것이 없는 대회』라고 격찬했다.
그러나 경기시설 및 통역문제에서는 다소 불만족스런 면이 없지 않았다.
우선 전광판이 6개 레인의 성적표시만 가능해 9개 레인에서 경기를 갖는 커누 대회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았다.
이는 미사리 경기장이 조정·커누 양 대회 겸용인데도 조정경기에만 초점을 맞춰 지어졌기 때문.
또 경기장내 연습장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참가선수들이 애를 먹었다.
커누강국인 동구권의 언어에 대한 통역서비스가 불충분했던 것도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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