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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코트에 '외인 허리케인' 경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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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삼성화재 프리디(왼쪽)와 현대캐피탈 루니의 스파이크 모습. 미국 국가대표팀 동료인 두 선수는 한국에서 라이벌 대결을 펼친다.

썰렁했던 배구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삼성화재가 새로운 외국인 선수 윌리엄 프리디(미국)를 가동하면서 본격적인 외국인 선수 시대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들은 현대캐피탈-삼성화재 라이벌전의 지각을 흔들고 있다. 현대는 2m6㎝의 장신 숀 루니(미국)를 데려와 9년 동안 고전하던 삼성화재에 우세를 보이고 있다. 루니는 알아도 막기가 쉽지 않은, 타점 높은 스파이크로 삼성의 조직력을 깬다. 지난달 30일 삼성과의 경기에서는 25득점을 쏟아 부으며 대역전승을 이끌었다.

외국인 선수를 잘못 뽑아 고전했던 삼성은 대체 선수 프리디(1m96cm)에 흡족한 표정이다. 지난달 28일 LG화재전 5세트에 잠깐 모습을 비췄던 프리디는 30일 현대전에서도 짧은 시간 교체 출장해 루니의 스파이크를 막아냈고, 대포알 같은 스파이크도 선보였다.

비록 5득점에 그쳤지만 세터와 호흡을 맞추고 나면 루니 못지않은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경기 후 "루니와 프리디의 격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루니의 타점 높은 공격에 맥이 빠졌었는데 프리디의 가세로 천군만마를 얻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양 감독 모두 특급 외국인 선수들과 부대끼면서 국내 배구가 질적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LG화재의 브라질 출신 키드 역시 부상에서 회복돼 2경기 연속 팀 내 최고 득점을 올리면서 펄펄 날고 있다. 최근 상승세인 대한항공의 알렉스도 센터에서 힘을 보탤 예정이어서 외국인 선수들의 치열한 경쟁이 후반기로 접어든 프로배구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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