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세 감면·융자도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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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종업원 지주제」 이렇게 달라진다
최근의 노사분규를 겪으면서 기업들 사이에 종업원지주제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종업원지주제란 한마디로 기업이 증자나 공개를 할때 우선권을 주어 종업원이 자사주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기업의 입장에서는 『나도 주주다』라는 생각을 종업원에게 심어줘 귀속의식을 높임으로써 원활한 노사협조를 기대할 수 있고 종업원으로서도 재산형성의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종업원지주제는 특히 정부가 최근에 기업 증자나 공개시 우선배정 범위를 확대하고 금융·세제면에서 지원을 대폭 늘림으로써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로서도 종업원지주제가 노사분규의 방지책은 안되더라도 노사마찰을 줄여 분규를 미연에 방지할 수는 있다는 생각이다.
종업원의 입장에서 달라진 종업원지주제의 내용을 알아본다.

<조합설립>
종업원지주제를 하려면 우선 우리 사주조합을 결성, 희사측의 승인을 방아야 한다.
경영주의 자세가 문제인데 경영주가 기업공개를 꺼리거나 종업원에게 주식을 배분할 생각이 없다면 종업원지주제가 성립될 수 없기 때문이다.
조합설립을 하려면 조합규약, 회사와 조합간의 약정서, 사무처리규정등을 만들어 회사측의 승인을 얻는다.
회사의 승인을 받은뒤 설명회등을 통해 조합원을 모집, 창립총회를 열어 조합이사회를 구성하면된다. 이와함께 회사와 조합간의 약정서를 체결한 뒤 증권금융주에 위탁신청서를 제출하면 증금이 이의 적격여부를 심사해 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하게된다.
종업원지주제를 실시하고 있는 회사는 지난8월말까지 상장회사 3백69개를 포함해 모두 4백55개사에 가입종업원수는 86만9천7백명이다.
종업원지주제를 실시중인 비상장회사는 불과 86개사로 기업공개를 꺼리는 기업주일수록 종업원에게도 주식배분을 허용치 않는 인색함을 보여주고 있다.

<주식우선배정>
기업이 유상증자나 기업을 공개할때 종업원들이 우선배정을 받을수있는 비율이 내년부터 20%로 확대된다.
현재 유상증자는 증자액의 10%,기업공개때는 공모액의 15%를 우선배정할수있던 것을 확대한 것이다.
재무부는 이와함께 종업원지주제 활성화를 위해 종업원에게 우선배정을 많이하는 기업에는 증자에 따른 소득공제혜택을 넓혀주며 기업이 종업원에게 주식취득비용을 융자해줄 경우 앞으로는 이에대한 이자를 전부 비과세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증권금융등 증권관계기관과 함께 다음달부터 부산·대구등 대도시와 주요공단을 대상으로 지방설명회를 갖고 종업원지주제에 대한 안내책자도 발간할 계획이다.

<세제·금융지원>
우선 종업원이 자사주식을 사거나 사기 위해 주식구입자금을 저축했을 경우 그 금액의 15%를 소득세액에서 공제해준다.
예컨대 월급60만원인 근로자 (5인가족기준) 가 2백만원의 주식을 샀다면 연간 내야할 소득세액은 33만1천원으로 여기서 2백만원×0.15=30만원을 뺀 3만1천원의 세금만 내면된다.
현재는 공제한도도 월급40만원을 기준으로 그 이하면 50%까지, 그 이상이면 30%까지 주식을 샀을때 15% 세액공제를 해주고있으나 내년부터는 그 기준을 60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또 종업원이 돈이 없으면 주식취득도 그림의 떡인만큼 주식취득자금의 융자도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현재 주식취득자금은 국민은행·증권금융등 2개 굼융기관에서 대출해주고 있는데, 융자범위를 종전에는 주식액면가액을 기준하던데서 앞으로는 주식취득가격외 80%까지 1천만원한도내에서 빌려주기로 했다.
이자는 연11.5%,대출기간은 5년으로 조건이 꽤 좋은 편이다.
국민은행에서는 또 종업원이 급전이 필요할 경우 주식을 처분할수 밖에 없는 사정을 감안, 주식을 담보로 가계자금도 대출해주고 있다.
우리사주조합의 경우 지금까지 주식취득자금의 조달내용을 보면 종업원의 자기자금이 68.4%로 가장많고 회사가 융자해준 돈이 24.1%,굼융기관대출은 7.5%에 불과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금융기관의 대출을 대폭 늘려 종업원의 주식취득자금의 30%정도는 금융기관에서 융자해주도록 한다는 정부방침이다.

<기타>
종업원지주제에 따른 우리사주조합원은 임원을 제외한 전종업원으로 시간제근무자나 일용직도 3개월이상 고용됐다면 회원이 될수있다.
주의할 점은 소유한 주식은 언제라도 처분이 가능하나 세제혜택을 받으려면 1년이상 예탁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 종전에는 사망이나 사고로 퇴직할 때도 1년이상 예탁해야 했으나 앞으로는 이 경우 예탁의무를 면제키로 했다.
현재 종업원 지주제가 갈운영되고 있는 곳으로 꼽히는 회사는 기아산업·대웅젝약등으로, 특히 대웅제약은 종업원의 소유주식이 전체주식의 21%를 넘고있다.
또 7월이후 격렬한 노사분규의 와중에도 이들 기업은 분규를 전혀 겪지않아 평소 노사간의 원활한 협조가 기업경영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가를 깨닫게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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