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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 "올해는 환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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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연초부터 전기.전자업체들이 폐기물 재활용 방안을 마련하고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느라 분주하다.

올해부터 생산업체가 판매량의 12%를 의무적으로 회수해 재활용해야 하는 '생산자 책임 재활용제(EPR)' 대상 품목이 프린터.복사기.팩시밀리 등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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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다 유럽연합(EU) 역내에서 전기.전자제품에 중금속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는 '유해물질사용규제(RoHS)'가 7월 시행된다. 납.수은 등이 허용치 이상 들어 있는 전자제품을 만들었다가는 EU 국가에 한 대도 수출할 수 없게 된다.

한국HP는 25일 잉크와 토너카트리지 회수 활동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친환경 경영 방침을 발표했다. 이 회사 조태원 부사장은 "프린터와 복합기 등 일반 제품은 물론 잉크.토너카트리지 등 소모품 영역에서도 친환경 활동을 강화하겠다"며 "국내 38개 잉크.토너 교환점과 165개 프린터 서비스점을 폐카트리지 회수점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한국HP는 폐카트리지를 반납하는 고객에게 경품 포인트를 제공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도 폐카트리지 재활용에 팔을 걷어붙였다. 삼성전자는 4월 말 충남 아산의 리사이클링센터에 토너카트리지를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재활용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또 고객이 연락하면 회사 측이 택배 직원을 보내 폐카트리지를 수거하는 '녹색사랑 캠페인'의 호응도를 높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홍보 예산비를 늘려 온라인 광고와 알림 책자 등을 새로 제작할 방침이다.

휴대전화의 경우 지난해부터 EPR 적용 대상 품목에 포함됐지만, 제조업체의 회수 실적은 미미하다.

EU 25개국이 7월 도입하는 RoHS는 모든 전기.전자제품에 적용된다. 인체에 치명적인 납.수은.크롬.카드뮴.6가크롬 등 중금속을 허용치(카드뮴만 0.01%, 나머지는 0.1%) 이상 사용한 모든 전기.전자제품은 EU 역내에서 생산 및 판매가 전면 금지된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전기.전자업체들이 환경 기준을 재조정하고 있다.

한국IBM은 3월부터 모든 제품에 RoHS 규정을 적용해 해당 물질의 사용을 전면 중단할 예정이다. 어드밴텍테크놀로지스는 7월에 주력 상품인 산업용 컴퓨터 전 모델에 RoHS 기준을 도입한다. 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도 신형 제품에만 적용하던 RoHS 기준을 6월 이내 전 제품군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RoHS에 대비해 친환경 소재를 개발하거나 무납땜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며 "자금과 기술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EU의 환경 규제로 어려움을 겪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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