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서 이민자 동맹 휴업…'이민자 없는 날' 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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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이민자가 없다면~.'
16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의 이민자들이 '이민자 없는 날(Day Without Immigrants)'을 선포하며 하루 동안 일을 쉬고 쇼핑을 삼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민자들의 미국 경제 기여도를 보여줌으로써 이슬람권 7개국 국민의 입국을 금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항의하기 위해서다.

이날 휴업은 워싱턴DC,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디트로이트, 밀워키 등 미국 주요 도시에서 일제히 실시됐다. USA투데이는 뉴저지 주의 멕시코 음식점, 식품 잡화점, 미용 전문점, 콜로라도 주의 배관시공사, 애리조나 주 피닉스의 식당과 카페,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햄버거 가게 등도 수천달러의 매상 손실을 감수하고 동맹 휴업에 동참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옷가게 4천 여개가 밀집한 로스앤젤레스 패션 특구에서 매장 절반이 휴업하고 같은 지역에 있는 꽃집의 40%도 문을 닫았다고 소개했다.

학생들은 휴업 대신 휴교로 '이민자 없는 날'에 동참했다. 미국 50개 주 가운데 히스패닉 주민의 거주 비율이 가장 높은 뉴멕시코 주의 학교에선 이민자 가정의 학생 수백 명이 등교하지 않고 집에 머물렀다. 이날 휴업에 참여한 멕시코계 미국인 협회 '라 라사 협의회' 의장인 하넷 무르기나는 트위터를 통해 "의사부터 접시닦이까지 이민자들은 미국 일상생활의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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