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 밖 미술 vs 홍보성 현수막…장영혜중공업 개인전 배너 철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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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선재센터 건물 전면에 걸려 있는 배너(`머리를 검게 물들이는 정치인들--무엇을 감추나?) 사진 김상태

아트선재센터 건물 전면에 걸려 있는 배너(`머리를 검게 물들이는 정치인들--무엇을 감추나?) 사진 김상태

서울 종로구 소격동 아트선재센터 건물 후면 외벽에 걸려있던 장영혜중공업의 배너 작품이 10일 철거됐다. '삼성의 뜻은 죽음을 말하는 것이다'라는 문구가 큼직하게 적힌 배너다.

아트선재센터 관계자는 "종로구청에 '불법 현수막 아니냐'는 민원이 제기됐고, 종로구 관내에서는 홍보성 문구를 건물에 하나만 걸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작가와 협의해 철거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건물 전면 외벽에 걸린 또 하나의 배너는 그대로 전시중이다. '머리를 검게 물들이는 정치인들--무엇을 감추나?'라는 문구가 역시 큼직하게 적힌 작품이다.

아트선재센터 건물 후면에 걸려 있던 배너(`삼성의 뜻은 죽음을 말하는 것이다`) 사진 김상태

아트선재센터 건물 후면에 걸려 있던 배너(`삼성의 뜻은 죽음을 말하는 것이다`) 사진 김상태

두 배너는 지난달 6일부터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장영혜중공업 개인전 '세 개의 쉬운 비디오 자습서로 보는 삶'의 일부다. 장영혜중공업은 장영혜와 마크 보주, 두 사람으로 구성된 세계적인 웹아티스트 그룹이다. 큼직한 활자의 텍스트와 음악, 때로는 영상까지 결합한 비디오 작품으로 유명하다.

이번 전시는 건물 내부 전시장에서 볼 수 있는 '불행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다''삼성의 뜻은 죽음을 말하는 것이다''머리를 검게 물들이는 정치인들--무엇을 감추나' 등 세 편의 비디오 작품과 더불어 전시의 일환으로 건물 전면과 후면에 배너를 하나씩 걸었었다. 아트선재센터 관계자는 철거한 배너에 대해 "작품인만큼 별도로 보관중"이라고 전했다. 전시는 다음달 12일까지 계속된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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