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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 캐릭터가 프랑스 교수?…가짜 뉴스에 '낚인' 정미홍

중앙일보

입력

'대통령 탄핵정국'에서 극우 보수성향을 드러내는 발언으로 자주 입길에 오른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가 이번엔 제대로 망신을 당했다. 누군가 멋대로 지어낸 '가짜 뉴스'에 속아 이를 믿을 만 한 정보인 양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한 것이다.

정 전 아나운서는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합니다"라며 마치 해외의 저명한 학자들을 인터뷰한 것처럼 보이는 글을 올렸다.

정 전 아나운서가 공유한 글은 "세계적인 석학들이 대통령 탄핵 주도세력들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전망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며 "미국 스탠포드대 국제정치학 겸임교수이자 라칸 국제안보연구소를 맡고 있는 시몬 리트나 소장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라고 써 있다.

'시몬 리트나'라는 이름의 학자가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통령 탄핵 흐름이 괴이하고 음험한 바탕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또, 이 글에는 드골 안보전략연구소 소장이라며 '장 자크 비랄'이라는 이름의 교수도 등장한다. 이 교수 역시 인터뷰를 통해 대한민국의 탄핵세력이 몽상에 가깝다며 비판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진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 페이스북 캡처]

[사진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 페이스북 캡처]

하지만 정 전 아나운서가 전문을 게시한 이 글은 모두 가짜다. 시몬 리트나라는 이름과 장 자크 비랄 모두 일본 애니메이션 '천원돌파 그레라간'에 등장하는 캐릭터 '시몬'과 '비랄'에서 이름을 따와 만든 인물들로 추정된다.

정 전 아나운서만 가짜 뉴스에 속은 것은 아니다. '탄핵정국' 초기부터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 이름을 활용한 가짜 뉴스가 자주 등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박사모)' 등에서 호응을 얻은 바 있는 '아르토리아 팬드래건', '히치가야 하치만' 등 만화 캐릭터가 가짜 뉴스에 등장한 대표적인 가짜 인물이다.

한편 정 전 아나운서는 지난달 JTBC가 보도한 최순실 등 비선실세 국정농단이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태블릿PC조작진상규명위원회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는 등 극우 진영에서 자주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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