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민빈소서 학생소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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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고대생 2백여명은 1일하오3시20분쯤 현민 유진오 박사의 빈소앞 광장으로 몰려가 「국정자문위원의 빈소가 민족의 대학인 고대내에 있을 수 없다」 「민족반역자의 조화를 철거하라」는 등의 피킷을 들고 연좌농성을 벌였다.
학생대표 3명이 하오3시50분쯤 빈소로 들어가 분향한 뒤 유가족들에게 특정저명인사가 보내온 조화를 내놓을 것을 요구, 가족들이 이를 거부하자 조화 7개를 들어내 부순뒤 교문밖 차도에 버렸다.
이에 앞서 이문영· 이상신· 윤용· 이만우· 권창단 교수등 5명은 유 박사빈소가 고대에 차려진 직후인 지난 31일부터 1일까지 교문앞에서 『현민의 업적은 인정하나 고대가 국정자문위원의 빈소일수 없다』 『국정자문위원은 독재쿠데타정권의 시녀다』는 등의 피킷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한편 교수· 학생들의 시위가 계속되자 1일하오5시쯤 경영학과 3년생이라고 밝힌 한 학생이 「고대는 영원한 스승 유진오 선생을 편안하게 보내드리자」는 피킷을 들고 2시간 동안 교문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따라 현민 빈소는 고대로 옮긴지 이틀만인 2일상오1시30분쯤 서울대병원 영안실로 다시 옮겼다.
빈소를 옮긴데 대해 유 박사의 큰사위인 박동진 전 외무부장관은 『우리의 관혼상제 및 미풍양속에 미루어 볼때 극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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