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메타폴리스, 건물 3층 일부 화재인데도 44명 사상 피해 큰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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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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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 동탄신도시의 66층짜리 주상복합건물 메타폴리스 부속 상가에서 불이나 44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경기 화성동부경찰서는 4일 이 화재로 현재까지 사망자 4명, 부상 40명이라고 밝혔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화재는 메타폴리스 B블럭 3층 뽀로로파크 철거현장(리모델링)에서 불이나 약 1시간이 지난 낮 12시 10분경에 진화됐다. 이 곳은 주거 건물이 아닌 부속 상가 건물 4층 중 3층에 위치해 있다. 메타폴리스는 최고 66층짜리 초고층건물로 상가 건물 2동과 주거동 4개동(1266세대)로 나뉘어 있다.

이 불로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10명 가운데 두 명이 숨졌다. 이 중 한명은 현장 소장 이모(64)씨로 확인됐다. 또 다른 사망자는 발화 현장에서 약 20여미터 떨어진 두피관리실 내부에 서 남성 1명과 여성 1명이 숨진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철거 현장 내부에서 굴삭기와 가스통, 용접기가 발견된 것으로 보아 작업 중 가스 노출 등의 이유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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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화재는 화재 발생 규모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사상자 규모가 큰 편에 속한다.
인명피해가 발생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유독가스다. 사고 현장인 뽀로로 파크 내부에 가연성 소재가 많았고, 특히 만화 캐릭터인 뽀로로가 극지방에 사는 것을 연출하기 위해 뽀로로파크 내부에 스티로폼 등 유독가스를 배출하는 가연성 소재가 다량 배치돼 있던 게 문제가 됐다는 분석이다.

또 현장 주민들을 중심으로 당시 화재 경보가 제때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언론은 현장에 있던 주민의 발언을 인용해 “바로 옆에 소아과가 있었는데 누군가 밖에서 '불이야'라고 외쳐서 아이들을 안고 부랴부랴 빠져 나왔다”며 “시간이 좀 지나고나서야 '대피하라'는 안내방송과 경보음이 나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불이난 뒤 10분간 사이렌도 울리지 않았고, 스프링쿨러도 작동안했다"며 "상가 직원들이 '대피하라'고 해 대피했다"고 했다.

인근주민이라서 화재를 지켜봤다는 한 네티즌은 자신의 SNS에 “오전 11시부터 연기가 나 지켜보고 있었는데 소방차는 금방 도착했지만 통로 확보가 안돼 진압이 늦어졌다. 지켜보는 내내 답답했다”며 “이 때문에 더 피해가 큰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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