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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영 기자의 패킹쿠킹] (26) "밖에서 놉시다" - 어느 차가웁던 겨울 캠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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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송 사이에 자리 잡은 텐트들. 장진영 기자

해송 사이에 자리 잡은 텐트들. 장진영 기자

처음 캠핑에 입문했을 땐 화창하고 온화한 날씨의 들살이만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다 차츰 추위와 더위를 고려하지 않게 되었죠. 타프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음악처럼 들리던 날 ‘우중 캠핑’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그것이 최고의 호사인 줄 알았는데 ‘눈 내리는 날의 캠핑’을 만났네요. 이야기에 msg 조금 보태서 3대가 덕을 쌓아야 할 수 있다는 겨울 캠핑의 꽃 ‘스노우 캠핑’을 소개합니다.

눈 내리는 바닷가. 해변 옆 솔숲은 여름에는 깊은 그늘을, 겨울에는 매서운 바람도 피해 가는 아늑함을 안겨줍니다. 평평하고 넓은 바닥은 캠핑하기에 최적의 장소입니다. 텐트 몇 동으로 우리만의 캠핑장이 만들어졌습니다. 하는 일이라곤 해변가에 내리는 눈을 바라보다 텐트 안으로 들어와 몸을 녹이는 것을 반복할 뿐. 파도마저 꽁꽁 얼어버린 바다는 보기만 해도 시리지만 텐트 안은 따뜻합니다. 훈훈한 온기를 내는 난로와 추운 겨울에도 야외 취침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뿜어내는 열기 때문이지요.

강추위에 바다가 얼어있다. 장진영 기자

강추위에 바다가 얼어있다. 장진영 기자

스노우 캠핑. 낭만적이지만은 않습니다. 추위라는 강적에 맞서야 하기 때문이죠. 군필자들의 단골 레퍼토리 ‘혹한기 훈련’을 연상시키는 겨울 캠핑에는 여러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조심 또 조심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먼저 추위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침낭은 필히 동계용으로 준비하고 바닥공사를 단디 해야 합니다. 바닥공사란 땅바닥에서 올라오는 한기를 차단하기 위한 것인데 발포매트·방수포·은박 매트 등을 여러 겹 겹쳐서 깔거나 'R-밸류'(단열 성능치를 나타내는 수치로 숫자가 클수록 단열성이 우수하다)가 높은 매트를 이용하면 됩니다.

이번 캠핑을 함께한 일행들. 추운 겨울에도 야외 취침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장진영 기자

이번 캠핑을 함께한 일행들. 추운 겨울에도 야외 취침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장진영 기자

야침을 쓰는 것도 방법입니다. 전기가 되는 곳이라면 전기매트나 전열기구를 사용하면 좋지만 노지의 경우 난로 등의 난방용품을 꼭 준비해야 합니다. 핫팩이나 탕파를 침낭 속에 넣어주면 크기에 비해 효율적인 난방 능력을 보여줍니다. 마지막으로 겨울밤 추위는 예상보다 극한을 보여줄 때가 많으니 준비가 충분치 않다 싶으면 바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결단력도 필요합니다.

긴 겨울밤. 가로등 아래 조용히 쌓여가는 눈 덕에 시간은 더디게 흘러갑니다. 밤새 내린 함박눈이 풍경과 텐트를 포근하게 덮어줍니다. 폐부를 깊숙이 찌르는 짜릿한 공기에 그 어느 때보다 상쾌한 아침을 맞이하겠죠. 이한 치한입니다. 웅크리지 말고 밖으로 나가세요.

글·사진·동영상 장진영 기자art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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