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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벡 총격범은 트럼프·르펜 추종자…극우 테러 이어질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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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난달 29일 캐나다 퀘벡주 퀘벡시티의 이슬람 사원에서 총기를 난사한 테러범 알렉상드르 비소네트가 30일 용의자 심문을 마친 뒤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이날 그는 6명을 살해한 혐의(1급 살인)로 기소됐다. 그는 평소 SNS를 통해 민족주의 성향을 보여 온 것으로 밝혀졌다. [AP=뉴시스]

지난달 29일 캐나다 퀘벡주 퀘벡시티의 이슬람 사원에서 총기를 난사한 테러범 알렉상드르 비소네트가 30일 용의자 심문을 마친 뒤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이날 그는 6명을 살해한 혐의(1급 살인)로 기소됐다. 그는 평소 SNS를 통해 민족주의 성향을 보여 온 것으로 밝혀졌다. [AP=뉴시스]

캐나다 퀘벡 총기 난사범이 극우 성향의 명문대생인 것으로 밝혀졌다.

27세 명문대생 살인혐의로 기소
SNS서 반이민·반무슬림 적극 지지

AP통신 등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퀘벡시 이슬람 사원에서 무슬림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한 알렉상드르 비소네트(27)는 프랑스계 캐나다인”이라며 “퀘벡 라발대학에서 인류학과 정치학을 공부하는 대학생으로 극우 성향을 지닌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또 “그가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고 덧붙였다. 외신들에 따르면 비소네트는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자’ ‘반무슬림’ 발언과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FN) 마린 르펜 대표의 노선 등을 적극 지지해왔다.

AP통신은 퀘벡에서 극단주의자를 감시하고 난민을 보호하는 단체 관계자의 말을 빌려 “비소네트가 평소 SNS 등에서 민족주의와 반 페미니스트 성향을 보여 시민 운동가들에게도 잘 알려진 인물”이라고 전했다.

캐나다 경찰은 이번 테러를 비소네트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지만, 공범이 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정확한 범행 이유 등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다. 이번 총격 사건으로 6명이 사망하고 19명이 부상을 입었다. 총격 당시 사원은 저녁 기도 시간이라 50명이 넘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번 테러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이 전세계에 큰 충격을 던진 직후 발생했다. 앞으로 비슷한 극우 혐오범죄와 테러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캐나다는 이민자와 종교에 관대한 나라로 상대적으로 ‘테러 청정지대’였다. 다만, 프랑스어를 주로 사용하는 퀘벡주에선 인종·종교적 갈등이 있어왔다.

지난달 30일 퀘벡주 몬트리올에선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캐나다 내 무슬림들을 지지하는 밤샘 촛불시위가 열렸다. [로이터=뉴스1]

지난달 30일 퀘벡주 몬트리올에선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캐나다 내 무슬림들을 지지하는 밤샘 촛불시위가 열렸다. [로이터=뉴스1]

한편 30일 캐나다 주재 미국 외교 공관 주변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항의하는 시위가 잇따라 벌어졌다. 시위대는 “캐나다는 난민들을 환영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이번 총격 테러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과 관련해 일시적으로 미국 입국을 금지한 이슬람 7개국 국적을 보유한 캐나다 시민들에 대해서는 행정명령을 적용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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