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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나 윌리엄스, 언니 꺾고 메이저 최다 우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테니스 최강 자매 혈투에서 동생이 웃었다. 여자 테니스 세계랭킹 2위 세리나 윌리엄스(36·미국)가 언니 비너스 윌리엄스(37·미국·17위)를 누르고 메이저 대회 최다 우승(23회) 기록을 세웠다.

세리나는 28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비너스를 세트스코어 2-0(6-4, 6-4)로 이기고 우승했다. 1세트를 6-4로 딴 세리나는 2세트에서 강력한 서브로 언니를 제압했다. 세리나는 게임스코어 4-3으로 앞선 상황에서 4연속 서브에이스로 8번째 게임을 따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세리나는 챔피언십 포인트를 따고 바닥에 주저앉아 양 손을 들고 환호했다. 비너스는 바로 네트 너머로 건너가 동생 세리나를 안고 축하해줬다. 세리나는 7번째 호주오픈 우승을 기록했고, 아울러 개인 통산 23번째 메이저 대회 단식 정상에 올랐다. 이전까지 오픈시대 메이저 대회 여자단식 최다 우승 기록은 세리나와 슈테피 그라프(독일)의 22회였다. 세리나는 오른 손가락 두 개, 왼 손가락 세 개를 펼쳐 메이저 대회 '23회 우승'을 기뻐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세리나는 안젤리크 케르버(29·독일)를 제치고 세계랭킹 1위 자리에 복귀한다.

세리나는 "언니는 대단한 선수다. 항상 내가 열심히 할 수 있도록 힘을 줬다. 언니가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다시 이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했다. 비너스는 "동생이 대기록을 세워서 기분이 좋다. 그 대기록에 나의 희생도 있었다"며 웃었다. 윌리엄스 자매가 메이저 대회 단식 결승에서 만난 것은 지금까지 총 9번이다. 메이저 대회 단식 결승에서는 동생 세리나가 7승2패로 앞서있다. 세리나가 언니 비너스와의 대결에서 이기고 7번이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는 뜻이다.

세리나는 지난해 다소 부진했다. 지난해 1월 호주오픈에서 케르버에게 져 준우승에 그쳤고, 프랑스오픈에서도 가르비녜 무구루사(24·스페인·7위)에게 덜미를 잡혔다. US오픈에서는 4강에서 탈락해 3년6개월간 지킨 세계 1위 자리를 케르버에게 내줬다. 지난해 세리나는 2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그런 세리나에게 사랑이 큰 힘이 됐다. 세리나는 지난달 30일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디트'의 공동 창업자 알렉시스 오하니언(34)과 약혼했다고 발표했다. 세리나는 자신의 레디트 계정에 "그가 무릎을 끓고 네 단어(will you marry me?)를 말했다. 난 '예스(yes)'라고 답했다"고 남겼다. 이날도 약혼자 오하니언이 관중석에서 세리나가 점수를 딸 때마다 벌떡 일어나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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