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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달달 외워 4차 산업혁명 대응하겠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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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다보스 글로벌 대학리더 포럼에 앞서 강성모(오른쪽서 두번째) KAIST 총장, 니콜라스 더크 UC버클리 총장(오른쪽서 첫번째)등 참석자들이 18일(현지 시간) 환담을 나누고 있다. [다보스 = 문희철 기자]

다보스 글로벌 대학리더 포럼에 앞서 강성모(오른쪽서 두번째) KAIST 총장, 니콜라스 더크 UC버클리 총장(오른쪽서 첫번째)등 참석자들이 18일(현지 시간) 환담을 나누고 있다. [다보스 = 문희철 기자]

강성모(72)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은 다보스 글로벌대학리더포럼(Global University Leaders Forum)에 초청받은 유일한 한국인이다. 전 세계 최고 대학 총장들과 함께 일자리 창출방안을 모색한 강 총장을 16일과 18일 다보스 콩그레스센터에서 인터뷰했다.

대학들이 4차 산업혁명 일자리 대책을 논의한 배경은.
“지난해 다보스포럼이 어젠더(agenda)로 4차 산업혁명을 선정한 것이 KAIST와 관련이 있다. 2015년 중국에서 열린 하계 다보스포럼에서 KAIST가 4차 산업혁명 세션을 운영했는데, 이때 4차 산업혁명이 일자리를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다보스 포럼이 지난해 이를 보고서로 만들어 발표했고, 클라우스 슈밥 다보스포럼 회장이 이에 대한 해법을 궁금해 하면서 올해 자리가 마련됐다.”
일자리 창출 대안으로 대학이 기업가 정신을 교육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이제 강의를 달달 외우는 암기식 교육으로는 4차 산업혁명이 유발하는 변화를 뛰어넘을 수 없다. 대학이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려면 기존 학문을 확 뒤집어 볼 줄 아는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다 보면 이런 역량을 키울 수 있다.”
어떤 교육 방법으로 대학이 기업가 정신을 키워줄 수 있나.
“다양한 배경의 인재들이 상호토론하는 과정에서 육성된다. 고(故) 강대원 박사가 낸드플래시의 데이터 저장 공간인 플로팅게이트(Floating Gate)를 최초로 개발한 과정을 보자. 벨연구소 연구원이었던 그는 동료 사이먼 지 박사와 치즈케익 단층구조를 보고 토론하다가 트랜지스터를 쌓아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토론하다 보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 대학교육도 마찬가지다. 엉뚱한 생각을 마음대로 실험해볼 수 있는 일종의 ‘놀이터(sand box)’가 필요하다. 예컨대 3D프린터가 고장이 났다면, 왜 고장났는지 마음대로 뜯어볼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경험이 창의적 인재를 키운다.”
시스템 디자인 교육을 대안으로 제시했는데, 한국 사례가 있나.
“한글과컴퓨터가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실버타운 비즈니스 사업을 꼽을 수 있다. 소프트웨어 업체인 한컴은 센서·헬스케어·빅데이터 등 개별 기술을 조합해 신규 사업 아이디어를 설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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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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