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모(72)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은 다보스 글로벌대학리더포럼(Global University Leaders Forum)에 초청받은 유일한 한국인이다. 전 세계 최고 대학 총장들과 함께 일자리 창출방안을 모색한 강 총장을 16일과 18일 다보스 콩그레스센터에서 인터뷰했다.
- 대학들이 4차 산업혁명 일자리 대책을 논의한 배경은.
- “지난해 다보스포럼이 어젠더(agenda)로 4차 산업혁명을 선정한 것이 KAIST와 관련이 있다. 2015년 중국에서 열린 하계 다보스포럼에서 KAIST가 4차 산업혁명 세션을 운영했는데, 이때 4차 산업혁명이 일자리를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다보스 포럼이 지난해 이를 보고서로 만들어 발표했고, 클라우스 슈밥 다보스포럼 회장이 이에 대한 해법을 궁금해 하면서 올해 자리가 마련됐다.”
- 일자리 창출 대안으로 대학이 기업가 정신을 교육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 “이제 강의를 달달 외우는 암기식 교육으로는 4차 산업혁명이 유발하는 변화를 뛰어넘을 수 없다. 대학이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려면 기존 학문을 확 뒤집어 볼 줄 아는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다 보면 이런 역량을 키울 수 있다.”
- 어떤 교육 방법으로 대학이 기업가 정신을 키워줄 수 있나.
- “다양한 배경의 인재들이 상호토론하는 과정에서 육성된다. 고(故) 강대원 박사가 낸드플래시의 데이터 저장 공간인 플로팅게이트(Floating Gate)를 최초로 개발한 과정을 보자. 벨연구소 연구원이었던 그는 동료 사이먼 지 박사와 치즈케익 단층구조를 보고 토론하다가 트랜지스터를 쌓아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토론하다 보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 대학교육도 마찬가지다. 엉뚱한 생각을 마음대로 실험해볼 수 있는 일종의 ‘놀이터(sand box)’가 필요하다. 예컨대 3D프린터가 고장이 났다면, 왜 고장났는지 마음대로 뜯어볼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경험이 창의적 인재를 키운다.”
- 시스템 디자인 교육을 대안으로 제시했는데, 한국 사례가 있나.
- “한글과컴퓨터가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실버타운 비즈니스 사업을 꼽을 수 있다. 소프트웨어 업체인 한컴은 센서·헬스케어·빅데이터 등 개별 기술을 조합해 신규 사업 아이디어를 설계했다. ”
문희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