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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수도병원에 대학 병원 수준의 국군외상센터 들어선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8월 북한군 목함지뢰 도발로 양쪽 발목 부상을 입은 하재현 하사는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긴급 후송됐지만 곧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다. 특수외상 수술이 가능한 의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군 최고의 병원인 국군수도병원이 중증 외상환자 하나 제대로 수술을 못하는 현실에 대해 개탄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앞으로 국군수도병원을 군에서 자주 발생하는 외상과 감염병 등 치료에서 대학병원 수준의 진료역량을 갖추도록 했다. 국방부는 이런 내용이 담긴 ‘2017∼2021년 군 보건의료 발전계획’을 19일 발표했다.

발전계획에 따르면 국군수도병원에 160명의 의료진과 60개의 병상을 갖춘 국군외상센터가 2020년까지 들어선다. 국방부 관계자는 “분당서울대병원과 협력해 국군외상센터를 만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군수도병원은 국군외상센터의 배후 병원처럼 운영된다.

군은 병력 감축으로 현재 17개인 군 병원 중 강릉ㆍ청평ㆍ부산ㆍ원주 등 4곳을 폐쇄하고, 남은 13개 병원의 의료진을 늘리고 시설과 장비를 현대화하기로 했다. 또 진료 수준이 낮은 사단 이하 의무대에는 환자가 입원을 할 수 없다. 사단 의무대의 경우 3일 이내로 제한된다. 초기 진료가 늦어져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한 조치다. 아픈 병사가 인트라넷을 통해 진료 군의관과 원하는 날짜를 선택한 뒤 혼자 군 병원을 방문할 수 있게 된다. 민간 병원처럼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군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무병은 면허ㆍ자격을 갖춘 전문의무병으로 대체한다. 약제와 방사선 등 분야는 간부들이 맡을 예정이다. 일반 의무병은 체온ㆍ혈압 측정, 진료실 정리 등 단순 업무만 맡게 된다. 숙련의를 많이 확보하기 위해 장기 군의관의 처우도 좋아진다.

국방부 유균혜 보건복지관은 “앞으로 5년간의 집중 투자를 통해 군 병원을 믿지 못해 민간병원 이용이 늘면서 군 병원 투자가 줄고, 이는 다시 민간병원 이용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겠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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