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 20분 ‘총알 열차’ 개발 한국도 나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7개 기관과 함께 개발할 ‘하이퍼튜브’ 개념도. [사진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7개 기관과 함께 개발할 ‘하이퍼튜브’ 개념도. [사진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음속에 가까운 시속 1200㎞로 달리는 초고속 열차가 한국에서도 본격적으로 연구·개발된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17일 건설기술연구원·교통연구원·기계연구원·전기연구원·전자통신연구원(ETRI)·한양대학교·울산과기원(UNIST) 등 7개 기관과 ‘하이퍼튜브(Hypertube)’기술개발을 위한 연구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철도기술연구원 등 7개 기관 협약
테슬라, 지난해 사막서 시험 주행
튜브 터널 속 시속 1200㎞로 질주

하이퍼튜브란 자기부상열차가 진공에 가까운 튜브터널 안에서 공기저항 없이 시속 1200㎞안팎으로 달리는 미래교통수단이다. 지난해 5월 미국 테슬라가 ‘하이퍼루프(Hyperloop)’라는 이름으로 라스베거스 사막에서 시험주행에 성공했던 그 기술이다. 당시 테슬라는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사이의 610㎞에 캡슐 당 6~8명이 탈 수 있는 하이퍼루프를 건설해 이 구간을 30분 만에 주파하겠다고 밝혔다. 이 기술이 국내에서 실현되면 서울~부산을 20분 안에 주파할 수 있게 된다. 현재 국내서 가장 빠른 기차인 KTX가 서울~부산 간을 정차역 없이 달릴 경우 2시간이 소요된다.

하이퍼튜브의 원리는 간단한다. 진공에 가까운 0.001기압의 튜브 속에 자기부상의 힘으로 달리는 캡슐형 객차를 집어넣는 방식이다. 진공에 가까운 조건이라 공기 저항이 거의 없어 캡슐이 음속에 가까운 속도로 달릴 수 있게 된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등 8개 기관은 앞으로 3년간 캡슐차량 추진과 부상기술, 튜프 인프라, 운행제어 등 하이퍼튜브에 들어갈 주요 핵심 기술을 실험실 수준에서 검증할 계획이다. 우선 철도연은 차량 시스템 추진과 부상기술, 기반시설 등을 포함한 하이퍼튜브 시스템 엔지니어링을 총괄한다. 건설연구원과 한양대는 교량·튜브 구조물을, 교통연구원은 신교통 운영체계 구축을 맡게 된다. 진공튜브를 시속 1000㎞가 넘는 속도로 달리는 초고속 진공부상열차는 테슬라 외에도 캐나다와 중국 등에서 미래교통 수단으로 개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한국철도연구원의 이관섭 하이퍼튜브연구팀장은 “이번 연구는 시속 1000㎞초고속열차 개발을 위한 기초기술 확보가 목표이지만,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따라준다면 2030년경에는 상용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이미 지난해 9월부터 2024년까지 9년간 총 240억원을 들어 하이퍼튜브 개발을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