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 지식인, 생활고로 염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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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홍콩=박병석특파원】40∼50대에 이른 중공의 교수·과학자·의사 등「중년지식분자」(중년인텔리) 들의 수입과 주택규모가 북경시 평균수준에도 못미칠뿐 아니라 영양부족으로 인한 건강악화와 과중한 업무 등으로 약62%가 만성병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충격적인 보고」는 중공의 광명일보가 개최한「중년지식분자 문제좌담회」를 통해 밝혀졌는데 특히 올들어 4개월 동안 중국과학원에서만 저명한 중년과학자 7명이 사망하는 등 중년인재들의 요절이 잇달아 발생하고있어 파문을 던지고 있다.
신화사통신 등에 따르면 한북경대교수의 월급이 1백60원 (약3만4천원)인데 비해 진학을 포기하고 택시운전을 하는 그의 아들의 월수입은 2백80원 (약6만원) 에 이르고 있다.
또 북경시내 고등교육부문 종사자들의 월평균 수입이 98.5원 (약2만1천원)인데 비해 건축업 종사자들의 월수입은 1백54원 (약3만3천원\상업부문 종사자들은 1백14원(약2만4천원) 이다.
중년인텔리들의 건강상태도 엉망이다.
국가과학위원회가 이들 3만7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61.6%가 만성질병으로 시달리고 있으며 북경시 중년인텔리 사망률은 같은 연령의 공원 사망률에 비해 20배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이같은 현상의 주원인은 영양부족과 의료조건이 나쁜 때문으로 분석됐다.
주택규모도 북경시민들의 1인당 주거면적이 6. 7평방m인데 비해 북경대 중년지식층 가정의 1인당 평균 주거면적은 6평방m에 불과하다.
이러한 모습은 50년대의 사상개조운동, 반우파투쟁 및 10년에 걸친 문화혁명기간동안 지식인들을 박해해온 당국의 정책과 사회풍조의 후유증이 아직도 남아있다는 증거다.
등소평체제가 들어선 후 4개 현대화를 위해 지식인들의 적극적 참여를 권장하고 따라서 이들에 대한 갖가지 우대정책을 실시해오고 있으나 아직도 그 수준은 무척 낮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이같은 충격적인 보고서가중공 매스컴에 보도되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최근 저명한 중년과학자들이 잇달아 사망하자 중공의 지도층들이 이들을 무마하려는 노력을 하고있다.
조자양 중공문총서기서리겸 수상을 비롯해 만리부수상·양상곤군사위부주임·호계립당서기 등 중공지도부는 최근 요인들의 피서지 북재하로「국가발전에 공헌한」중년과학기술자들을 초청, 저녁을 같이하면서 이들을 격려·위로했다.
중공 매스컴들이 이같은 뉴스를 사진과 함께 크게 보도하고『중앙지도부가 중년지식층을 중시한다』는 제하의 사실들을 게재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중공의 신문들이「4개 현대화에 꼭 필요한 중년지식인들」의 보수가 너무 낮고 주거환경이 나쁘며, 영양과 의료서비스가 부족해서는 그들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고 질책 (?) 하는 것을 보면 당국이 이들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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