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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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독립기념관이 마침내 광복 42주년을 맞는날 개관됐다.
충남 천원군 흑성산 기슭 1백20여만평 부지에 세워진 독립기념관의 본관「겨레의 집」맞배지붕청동기와는 이날 유난히 눈부셨고, 그 앞「겨레의 큰 마당」에 휘날리는 태극기는 유독 감회가 깊었다.
겨레의 숨결과 손길을 한데 모아 정성껏 건립한 역사의 전당.
그러고 보면 독립기념관의 건립은 너무나 늦은 만큼 감격도 새롭다.

<그 날이 오면 그 오며는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 물이 뒤집혀용솟음 칠 이 목숨이 끊이기 전에 와 주기만 하량이면….> (심훈의 시『그날이 오면』의 일부)
추모의 자리와 전시관, 그리고 야외 시비 등 곳곳에 새겨진 수많은 선열들의 염원처럼 우리는 얼마나「그날」이 오기를 고대했던가.
우리는 일제 침탈에서 국권을 되찾은지 42년만에 비로소 그 항쟁의 기록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수집자료는 모두 4만3천4백12점. 국내자료 2만6천여점에 해외자료 1만6천여 점이다. 이가운데는 미주에 있던 도산 안창호선생의 견품·자료가 3천여점, 서재필박사의 견품·자료도5천여점이나 된다.
대부분 전적과 문건 (서류) , 사진 등으로 이뤄진 전시품 가운데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제3전시관 (일제침략관) 의 고문장면이다. 역사가 박은직 (작고) , 국문학자 이배탁선생 등의 증언을 토대로 하여 실물대로 재현한 이 고문장면은 그 잔혹상을 차마 눈뜨고 볼수 없었다. 그래서 관람자의 눈높이 부분만 제외하고 모두 가려져 있었다.
제4전시관 (3.1운동관) 의 독립선언서와 혈의, 피에 젖은 태극기. 제5전시관 (독립전쟁관) 의 안중근·김좌진·윤봉길의사의 동상과 윤봉길·이봉창의사의 선서문 등은「독립」이란 말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새삼 깨우쳐준다.
독립기념관은 앞으로 국민의 정신교육장으로, 청소년들의 역사 교육장으로 큰 몫을 할 것이 틀림없다.
독립기념관의 추모문은 이렇게 적고 있다.

<피땀으로 지켜 이 땅을 물려주신 가신 임들의 고마움을 되새겨 겨레여 나라를 길이 빛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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