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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모델 출신 퍼스트레이디 탄생한다…취임식 옷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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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오는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미국 연예ㆍ패션업계는 멜라니아 트럼프의 ‘옷’으로 향하고 있다. 연예전문지 할리우드 리포터는 “취임식과 저녁 무도회 행사장에 부인 멜라니아가 입을 의상에 모든 눈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7월18일 미국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부인 멜라니아를 소개하고 있다. 이날 멜라니아의 연설은 미셸 오바마의 2008년 연설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샀다. [AP]

지난해 7월18일 미국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부인 멜라니아를 소개하고 있다. 이날 멜라니아의 연설은 미셸 오바마의 2008년 연설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샀다. [AP]

영국의 텔레그래프도 “멜라니아는 무도회에서 무엇을 입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역대 퍼스트레이디는 빨강·파랑·백색의 의상을 입었다”며 관례를 알렸다. 워싱턴포스트는 멜라니아의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니콜 브릴을 인터뷰해 “어떤 옷을 입을지는 당일까지 비밀로 지금 나오는 얘기는 모두 추측”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첫 억만장자 대통령 시대와 첫 수퍼모델 출신의 퍼스트레이디 시대를 동시에 맞는다. 남편은 국내 정치와 국제 질서를 쥐락펴락하는 미국 대통령에, 부인은 지구촌 패션업계를 주도하는 패션 대통령에 오르는 초유의 조합이다.

미국 역사상 첫 동구권 이민자 출신 퍼스트 레이디, 이민자 출신 퍼스트 레이디가 탄생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세 번째이자, 24세 연하 아내인 멜라니아 트럼프(46).[중앙포토]

미국 역사상 첫 동구권 이민자 출신 퍼스트 레이디, 이민자 출신 퍼스트 레이디가 탄생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세 번째이자, 24세 연하 아내인 멜라니아 트럼프(46).[중앙포토]

그간 백악관의 역대 퍼스트레이디는 지성과 품위를 전면에 내세웠다. 사회 운동에 헌신해 남편 프랭클린 루스벨트 만큼이나 존경을 받았던 엘리너 루스벨트, 똑똑한 여성의 대표 격으로 빌 클린턴의 국정을 도왔던 힐러리 클린턴, 아동 비만 퇴치와 공교육 강화에 전력했던 하버드 법대 출신의 미셸 오바마 등 멜라니아의 전임자들은 사회 통념상 정해져 있던 퍼스트레이디의 역할과 이미지에 충실했다.

하지만 멜라니아는 전임자들과 경력이 전혀 다르다. 16세 나이에 고국 슬로베니아에서 광고 모델을 시작해 엘르ㆍ보그 등 패션 잡지의 표지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키 180㎝의 최고 모델 출신이다. 멜라니아는 수식어마다 ‘첫’이 붙는다. 첫 공산국가 출생, 첫 속옷 모델 출신, 대통령의 세 번째 결혼 상대로는 처음 등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모델 출신의 퍼스트레이디가 등장하며 지구촌의 패션 아이콘이라는 역할을 맡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가 부인 멜라니아와 함께 새해 전야 파티에 참석했다. [AP]

도널드 트럼프가 부인 멜라니아와 함께 새해 전야 파티에 참석했다. [AP]

백악관도 멜라니아에 맞춰 바뀐다. 브릴은 언론 인터뷰에서 멜라니아의 화장ㆍ머리손질ㆍ의상을 위한 공간을 만들려 한다고 밝혔다. “멜라니아는 전적으로 이 용도에 쓰일 공간을 원한다”며 “(화장과 의상 선정 등에) 멜라니아가 1시간 15분 가량 방해받지 않고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조명도 완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셸 오바마가 백악관에 들어간 후 자신이 시작한 아동 비만 퇴치 캠페인을 홍보하기 위해 백악관에 유기농 채소 밭을 만들었던 것과 차이난다.

멜라니아는 취임식 이후 당분간 뉴욕에 머문다. 아들 배런(11)이 전학을 가지 않고 현재의 학교 학기를 마치기 위해서다. 백악관에 들어가도 과거 퍼스트레이디처럼 외빈 맞이 등에서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폭스 뉴스는 “지난해 7월 공화당 전당대회 때 멜라니아의 연설을 놓고 표절 논란이 확산된 뒤 멜라니아는 외부 활동을 줄였다”며 과거의 상처를 전했다.

또 맏딸 이방카가 남편 재러드 쿠슈너와 함께 막강한 정치 참모 역할을 할게 분명해 역대 퍼스트레이디가 행사했던 막후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리라는 예상도 있다. 그럼에도 멜라니아는 움직일 때마다 전세계의 이목을 끌며 트럼프 대통령 시대를 확인시키는 새로운 퍼스트레이디 상을 만들 전망이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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