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주한 대사 이번 주 귀임 방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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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9일 오전 인천김포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부산총영사관 앞에 소녀상 설치에 대한 유감을 표하며 주한 일본총영사와 주한 일본대사를 일시 귀국시켰다. 우상조 기자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9일 오전 인천김포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부산총영사관 앞에 소녀상 설치에 대한 유감을 표하며 주한 일본총영사와 주한 일본대사를 일시 귀국시켰다. 우상조 기자

일본 정부가 부산 총영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설치에 항의해 지난 9일 일시 귀국시켰던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와 모리모토 야스히로(森本康敬) 부산총영사를 이번 주 복귀시킬 방침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14일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아태 지역 4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17일 귀임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예정이다. 지지통신도 아베 총리가 17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과 협의를 갖고 복귀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한국내 정세 혼란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사태 타결을 위해 한국 정부측과 긴밀히 연락하기 위해 두 인사의 복귀 방침을 굳혔다. 여기에는 윤병세 외교장관이 지난 13일 국회에서 ”국제사회에서는 외교공관이나 영사공관 앞에 어떤 시설물이나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일반적 입장“이라고 밝힌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마이니치는 이에 대해 ”한국 정부가 사태 타개를 지향하려는 자세를 보인 점을 일본측이 고려했다“고 전했다.

실제 일본 정부와 여당 내에서도 두 인사의 일본 장기 체류가 문제 해결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강해지고 있다.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은 13일 외무성 간부와 만난 뒤 민방에 나가 ”단기간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첫번째 목표다. 이 사태를 하루 빨리 해소해 우호로 가득찬 한일 관계를 만들어가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다만 “일본 정부 내에선 주한 대사 등의 조기 귀국에 이의도 있어 한국 측에서 문제 해결에 역행하는 발언이나 대응이 있으면 귀임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나가미네 대사와 모리모토 총영사의 일시귀국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지난 6일 “한국 시민단체가 부산 총영사관 앞에 소녀상을 설치한 것은 한일 관계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국에 대한 4개 항의 조치를 발표한 데 따라 이뤄졌다. 주한 일본대사의 귀국 조치는 4년 반 만으로, 일본은 2012년 8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한 항의 표시로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대사를 일시귀국시킨 바 있다. 당시 무토 대사가 12일 만에 귀임했다는 점에서 이번은 기간이 더 짧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일본 정부는 주한 대사의 일시 귀국 조치와 별개로 한중일 3국 정상회의의 일본 개최는 계속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 회의를 다음달 10일 전후에 도쿄에서 여는 방안을 한국과 중국 측에 타진했다고 언론은 전한 바 있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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