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도 배우자 경제적 능력 기대, 월평균 193만원 수입 원해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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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4호 7 면

여성은 전통적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질 능력을 갖춘 남성에게 결혼을 허락했다. 반면 남성들은 여성의 소득에 크게 구애받지 않았다. 남성은 생계를 책임지고, 여성은 가계를 보조한다는 통념 때문이다. 그래서 남성과 달리 여성들은 소득과 결혼의 상관관계가 높지 않았다. 전업주부 때문에 오히려 소득이 낮은 집단의 기혼율이 높았다.


이런 추세가 변하고 있다. 본지 설문조사 결과 30대 여성은 소득 100만~200만원의 경우 기혼율이 12.3%에 불과했다. 201만~300만원은 51.8%였다. 301만~400만원은 86.6%, 401만~500만원은 87.0%, 501만원 이상은 93.4%가 결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도 고소득자일수록 결혼할 확률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 자료에서도 고소득 여성의 인기가 증명된다. 14일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의 분석 결과 2005년 80.5%였던 10분위 소득 30대 여성의 기혼율은 2016년 81.0%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30대 여성 평균 기혼율이 16.9%포인트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큰 약진이다.


2005년에는 가장 소득이 많은 10분위 여성 기혼율은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2016년 이 집단은 가장 소득이 적은 1분위(82.1%, 주로 전업주부)에 이어 두 번째로 결혼을 많이 한 집단이 됐다. 이로 인해 소득과 기혼의 상관관계 그래프가 U자 형태로 변했다. 이전까지 고소득 여성들은 결혼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다.


남성들은 여성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려 하고 있다. 본지 조사에서 30대 남성은 배우자에게 월평균 193만원의 수입을 기대했다.


‘이제 결혼은 경제적 능력을 갖춘 사람들만이 할 수 있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비율은 남자가 66.7%로 여성(65.6%)보다 약간 높았다. ‘돈이 없어도 사랑만으로 결혼할 수 있다’는 항목에 동의하지 않는 여성은 72.2%, 남성은 66.6%였다. 배우자 선택 시 경제력이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여자(94.1%)가 남자(69.2%)에 비해 높았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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