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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월드컵 첫걸음부터 쓴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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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19일(한국시간) 새해 첫 평가전에서 아랍에미리트(UAE)에 0-1로 졌으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표정은 그리 어둡지 않았다. 어차피 팀 전술이나 부분 전술은 쓸 수 없는 상황이었고, "원정경기에서 젊은 선수들을 시험해본 데 의미를 둔다"는 것이다.

리야드 공항에 도착한 이동국(右) 등 한국대표선수들이 교민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작은 사진은 두바이에서 벌어진 UAE와의 평가전 모습.[리야드.두바이=연합뉴스]

UAE와의 평가전은 대표팀의 여정이 '고난의 행군'이 될 것임을 알리는 서곡이다. 전지훈련 중 체력 훈련과 조직력을 다지는 훈련을 병행해야 한다. 4년 전 히딩크호도 2002년 첫 경기인 북중미 골드컵에서 미국에 1-2로 졌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우리의 팀 컬러는 미드필드를 장악해 수비를 튼튼히 한 후 역습으로 승기를 잡는 것인데 상대가 움츠러들어 공격 위주로만 나가게 됐다"고 말했다. 일방적인 공격을 펼쳤지만 상대의 집중수비를 뚫을 만한 해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용수 KBS 해설위원은 "그 점이 우리가 항상 수비 일변도인 팀에 약한 원인이다. (2004년) 약체 몰디브와 비긴 것도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확실히 훈련 시간이 부족했다.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움직임은 둔했고,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다. 전반 22분 UAE에 결승골을 허용한 장면에서는 수비진의 문제가 그대로 드러났다. 상대 공격수에게 침투 패스가 흘러들어갈 때 이를 막으려는 수비진은 소극적이었다. 위기 상황이라고 느끼면 반칙을 해서 경고를 받더라도 확실히 '끊어줘야'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중앙 수비수로 나선 김상식(성남)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손발을 맞춰 볼 기회가 거의 없기도 했지만 수비진은 내내 삐걱거리며 상대 공격진을 효과적으로 압박하지 못했다. 수비 조직력의 완성이 최대의 과제임을 상기시켰다.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장학영(성남)의 모습은 내내 불안했다. "공이 오는 것이 무서웠다"고 실토할 정도로 시간이 흐를수록 그의 플레이는 소극적으로 변해갔다. 대표팀 신고식을 톡톡히 치른 셈이다.

포메이션에 대한 실험은 계속됐다. 3-4-3 포메이션으로 시작했으나 전반 중반 이후 이천수(울산)를 미드필드로 내려 3-5-2 시스템을 시도했다. 이천수가 정경호(상무)로 바뀐 후반에도 새 포메이션이 유지됐다. 특히 후반에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이호(울산)와 백지훈(FC서울).김두현(성남) 삼각 편대는 비교적 안정되게 공.수를 조율해 가능성을 보였다.

두바이=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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