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해외로 진출 러시 투자액 500억 달러 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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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중국의 해외진출 전략에 가속도가 붙었다.

중국 기업의 해외투자가 갈수록 증가하고, 해외공사 수주도 급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인의 해외취업도 빠르게 늘고 있다.

중국 정부가 2002년부터 '해외로 나가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대대적으로 추진해온 해외진출 전략이 결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또 해외 자본과 기술, 원자재를 빨아들이던 중국이 다른 한편에서 자본과 인력을 해외로 보내는 새로운 공급원 역할을 병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자본도, 사람도 해외로=19일 신화통신과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말까지 중국의 누적 해외투자액이 500억달러를 돌파했다. 특히 해외진출 전략이 본격 시동을 건 2002년 이후 4년간 해외투자액은 179억달러로 연평균 36%씩 증가했다.

통신.자동차.자원개발 등의 부문에서 이뤄진 인수.합병(M&A)이 해외투자 총액의 절반을 넘었다. 건별 투자규모도 2002년 281만달러에서 지난해 448만달러로 커졌다.

국유기업이 주도하던 M&A 시장에 경쟁력을 갖춘 민간기업의 참여도 늘고 있다.

아시아에 집중됐던 중국의 해외투자와 경제협력 대상은 북미와 아프리카 등 전세계 200여개 지역으로 다원화되고 있다. 건축.운수.통신.석유화학 등의 분야에서 2001년이후 5년간 해외공사 수주액은 726억달러로 연평균 24%씩 증가했다.

중국인의 해외 진출도 늘어나 지난해말까지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나간 사람이 엔지니어와 선원.간호사 등을 포함해 345만명이나 됐다. 이들과 관련된 노무 계약액은 401억달러였다.

◆왜 해외로 나가나=상무부 관계자는 "올해부터 5년간 중국의 해외투자액은 연평균 22%씩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중국이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데는 다목적 포석이 깔려 있다. 무엇보다 중국은 해외에서 선진국 기업을 M&A하는 과정에서 앞선 기술을 흡수하길 바라고 있다. 중국 최대의 PC메이커인 롄상(영문 브랜드 Lenovo)이 미국 IBM의 PC부문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중국의 고속 성장으로 갈수록 부족해지는 에너지 자원을 해외에서 미리 확보하겠다는 구상도 중국의 해외진출 전략에서 빼놓을수 없는 부분이다.

국영 석유회사인 중국해양석유(CNOOC)가 최근 22억7000만달러를 투자해 나이지리아 NOML 유전의 지분 45%를 취득하는 등 석유.천연가스 같은 에너지 자원에 대한 투자액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상무부 관계자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무역 공세를 줄이기 위해 중국기업의 원산지를 다양화하는 노력도 해외진출의 목적 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 사회불안 요인이 될 수 있는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해외에서 활로를 찾아보겠다는 계산에서 해외 인력송출도 적극 늘리고 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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