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 10만명의 행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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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우리 사회에 미아와 가출인등이해마다 10만명에 이르고 있다는 것은 믿어지지 않는 놀라운 사실이다.
부모와 헤어지고 있는 어린이만해도 하루 평균 60명에 달하며 전국 2백80여군데 아동복지시설에 수용된 미아수는 2만4천5백여명을 헤아리고 있다. 천신만고 끝에 혈육을 다시 찾으면 천만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면 낯선 가정이나 해외로 입양, 영원히 생이별을 하게 된다.
어느 식품회사가 라면과 우유의 포장지에 잃어버린 아이들의 사진을 실어주고 담뱃갑에도 아이들의 사진이 등장한지 오래지만 「제2의 이산가족」과의 만남이 얼마나 절실한가를 가위 짐작할수 있다.
미아는 단순 미아와 타인에 의한 유괴, 기아등으로 발생한다. 그러나 미아의 태반인 「단순 미아」는 산업화와 도시화가 되면될수록, 요즘처렴 레저가 생활화된 바캉스 시즌에는 바닷가나 유원지, 역, 터미널등에서 많이 생기고 있다.
미아외에도 차량 급증과 이로인한 빈번한 교통사고와 차량도난, 경찰 유치인등「행방」을 알고자 하는 정보수요는 나날이 늘고 있다. 미아에 대해서는 여러 민간단체들이 미아찾기센터를 설치하고 방송국이 「미아찾기」 생방송을 하는등 민과 관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왔다.
그러나 만취 운전으로 교통사고를 일으키거나 길가다사고를 만나 병원에 입원한 경우나 수사기관에 쫓기는 도망자의 행방등에 대해서는 알아볼 길이 막연한 셈이었다.
이같은 경우에 대비, 전화 다이얼만 돌리면 사람과 차량의 소재를 알려주도록 서울시경이 지난 3월 182센터를 설치했다.
운영 4개욀동안 사람은 무려1만3천여명, 차량은 1천6백여건을 찾아주었으나 접수건수에 비한다면 실적은 대단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설치한지 얼마되지 않아 운영상 미흡한 점이 적지 않았고 그동안 경찰이 시국치안에 매달려 눈코뜰새없이 바빴던 탓도 없지 않았다.
더구나 182센터를 서울시경 산하 25개 경찰서만 운영하고 전국 경찰과의 연계체제가 이루어지지 않았던데도 원인을 찾을수있다. 다시 말해 차량증가와 고속도로망의 확대로 전국이 일일생활권이 되었는데도 행방문의 센터의 운영범위가 서울지역에 국한되어 효율성이 낮았다고 보아진다.
수도권만 하더라도 인천, 수원, 부천, 안양, 광명등 굵직한 위성도시가 산재해 있다. 이들 위성도시나 부근 유원지에서 잃어버린 아이를 서울시경에 전화문의를 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을것이며 서울에서 훔친 차량을 멀리 부산등지에서 몰고 다닌다면 찾기가 힘들 것은 당연한 이치다.
182센터의 컴퓨터 단말기를 전국에 연결한다면 이 문제는 당장 해결될수 있을법하다. 시국치안에서 사회치안으로 방향전환을한 경찰이 대민서비스 향상을 위해 모처럼 설치한 편리하고 기발한 제도가 그 기능을 백분 발휘할수 있도록 확대 운영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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