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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교성지 메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메카는 인구 35만의 사막속의 소도시이다. 그러나 이곳은 세계에 널리 퍼진 8억5천만명의 이슬람교도들이 적어도 한평생에 한번은 순례를 해야 하는것으로된 신시다.
해마다 8월이 되면 하지라는 이름의 의식을 위해 전세계에서 순례자들이 몰려든다. 올해 이 의식을 위해 메카에 도착한 순례자는 64개국에서 2백10만명으로 집계되어 있다.
메카의 가장 성스러운 곳은 대사원 가운데 위치한 카바라는 이름의 검은색 정방형의 건물이다. 그 속에는 이슬람교의 영험을 상징하는 검은색 운석이 금과 은 장식에 싸여 모셔져있다. 순례자들은 카바를 일곱차례 돌고 이 운석을 만지거나 이에 키스를 하면 모든 죄가 사해지는 것으로 믿고 있다.
이 이슬람교의 지성소는 이슬람교의 정통성을 상징하기 때문에 이슬람 세계에서 정치·종교적 변혁을 표방하는 세력은 늘 메카 대사원의 관할권을 도전의 목표로 삼아왔다. 79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내정개혁을 요구한 「알·오테이비」 일파가 이사원을 2주동안 점거했다가 2백29명의 사망자를 내고 끝난 적이 있다.
이슬람교내의 강경세력인 시아파를 대변하는 이란은 「호메이니」가 득세한 이래 사우디아라비아가 메카의 종주국역할을 하는데 대해 기회있을 때마다 도전을 해왔다.
이슬람교 전체의 신시를 수니파를 대변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독점해서는 안된다는 표면상의 명분을 내세워봤지만 그 바탕에는 이슬람교의 정통성을 수니파로부터 시아파가 쟁탈해야겠다는 야심이 깔려있다.
이번 사건이 즉각적인 어떤 목표를 위해 발단되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큰 배경에는 이슬람교의 정통성을 둘러싼 수니파와 시아파, 또 사우디아라비아등 친서방 온건세력과 중동의 혁명세력인 이란과의 치열한 법통투쟁이 큰 흐름을 이루고 있다. <정?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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