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고별 연설서 눈물흘린 오바마…"나는 멈추지 않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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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Barack Obama·56)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퇴임을 열흘 앞두고 “평범한 사람들이 함께 노력하면 비범한 일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을 수없이 많이 깨달았다”는 고별 연설을 남겼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미국 시카고의 대형컨벤션센터인 매코믹 플레이스에서 고별 연설을 갖고 “우리는 우리의 시간에, 우리의 손으로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믿음을 재확인했다”며 “우리는 여러 세대를 거쳐 미국을 더 나은 나라·더 강한 나라로 만들었다. 이 진보를 향한 기나긴 계주가 끝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파란색 넥타이 정장차림을 한 그는 연설 내내 울먹이는 청중을 향해 특유의 담담한 목소리로 ‘희망’을 이야기했다. 특히 2009년 금융위기 당시를 언급하며 “2009년 우리는 직면한 도전을 더 강하게 헤쳐나갔다. 우리가 이 나라를 더 나아가게 할 수 있다는 믿음과 신념을 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시시때때로 올라오는 워싱턴(정가)의 뉴스 폭풍 속에서 관심을 잃기 쉽지만, 미국의 역사는 분마다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세대에 걸쳐 이뤄진다. 부모와 교사·참전용사·시민의 요청에 부응하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나는 함께 써왔다”며 시민들과 함께 힘든 시기를 지내왔다고 표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업적으로 경제 성장과 '오바마 케어'로 알려진 건강보험개혁정책을 꼽았다. 그는 “취임 때만해도 대공황 이래 최악의 경제 위기였지만 실업률을 1년만에 최저치로 낮췄다”며 “오바마케어로 서민들도 이제 적은 비용으로 건강보험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주의에 대해 “열심히 일하고, 이웃에 대해 관대한 마음을 가지며 조국을 사랑하는 시민이 우리 스스로 '조국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그게 시민의 의무”라며 “변화는 보통 사람들이 참여하고, 이를 요구하기 위해 뭉칠 때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임기간) 8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나는 여전히 변화의 힘을 믿고 있다”며 “변화는 미국적 사고의 뛰는 심장이자 담대한 실험”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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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연설 도중 자신의 부인 미셸 여사를 언급하며 순간 뭉클한 듯 말을 잊지 못한채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하는 내내 큰딸 말리아는 여러차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TV를 통해 중계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부인 미셸 여사에 대해 “당신은 내 부인이자, 내 아이의 엄마일 뿐 아니라 나의 가장 절친한 친구다. 당신은 백악관을 모든 사람의 장소로 만들었다”며 특별한 마음을 표현했다. 그는 조 바이든 부통령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마지막 부탁이다. 변화를 이뤄내는 나의 능력이 아니라, 여러분의 변화 능력을 믿어라”라며 “나는 멈추지 않을 것이며, 한 시민으로서 여러분과 함께 내 남은 여상을 함께 있겠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 우리는 이뤄냈다(Yes We did),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이라는 세 문장을 끝으로 연설을 마쳤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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