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글 패턴 파악…인공지능이 '건강진단'

어투와 문법 일관성, 감정까지 분석한 자료가 5분 만에 화면을 통해 나온다. 인공지능(AI) 비서는 당신에게 '우울증'이라는 진단을 내린다. 곧 다가올 현실이다.

미래 정보기술을 연구하는 IBM 산하 연구기관 IBM 리서치가 5년 후 인류의 삶을 바꿔놓을 5가지 혁신기술을 5일 발표했다.

IBM 리서치는 5년 뒤에 AI가 사람의 말 패턴이나 글 형태를 정밀하게 파악해 정신건강 상태를 진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AI가 강박증, 우울증, 조울증 등의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IBM 측에 따르면 약 300단어만으로 우울증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IBM 관계자는 "말과 행동은 뇌의 작용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수단"이라며 "인공지능의 자연어 처리 기술을 활용해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 자폐증,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 두뇌와 연관된 각종 행동 질환을 치료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가시광선의 영역을 뛰어넘는 '하이퍼이미징(Hyperimaging)' 기술로 엄청난 시각적 능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기술은 자동차 시야를 폭넓게 확보하고, 사진만으로 음식의 영양가 등을 확인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화폐 위조 여부도 알 수 있다.

이외 IBM 리서치는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연결된 수십 억대의 기기에서 쏟아지는 엄청난 양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른바 '매크로스코프'(Macroscope)'를 얻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매크로스코프는 초소형 대상을 보는 현미경이나 먼 곳을 볼 수 있는 망원경과 달리, 지구상의 모든 데이터를 종합해 분석함으로써 그 의미를 찾아내는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기후, 토양 상태, 수위 및 관개 실무에 대한 관계 등에 대한 데이터를 종합하고 정리, 분석하는 일은 신세대 농부들로 하여금 올바른 작물과 적절한 파종 위치를 선정하고, 귀중한 상수도를 절약하면서 최적의 생산량을 산출하는 방법과 같은 통찰력을 확보하게 할 것이다.

이밖에 IBM 리서치는 각종 생산 설비에 예민한 센서를 설치해 환경오염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정과 창고, 급유관 등의 센서를 무선으로 클라우드에 연결해 오염 물질의 누출을 불과 수분 이내에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IBM 리서치의 과학 및 기술 담당 부사장인 대리오 길은 "현미경은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초소형 피사체를 볼 수 있도록 했고 온도계는 지구와 인체의 온도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며 "현재 우리 세계에서 보이지 않는 복잡한 시스템을 볼 수 있도록 도와줄 차세대 과학 기기의 발명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원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