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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 방중 관심사… 광저우 대학촌 방문해 눈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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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중국을 방문 중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 선전 우저우호텔 내부에 서 있는 모습이 일본 아사히 TV에 포착됐다. 국방위원장이 된 이후 중국을 네 번째 방문한 김정일은 이번 방문에서 첨단 산업 현장을 시찰한 것을 비롯, 중국의 선진 농법과 젊은 층의 변화된 생활상 등에 큰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아사히 TV 촬영=연합뉴스]

김정일(얼굴) 북한 국방위원장은 14일에 이어 15일에도 중국의 경제특구 선전(深?)을 시찰했다.

국방위원장이 된 이후 중국을 네 번째 방문한 북한 김정일 위원장은 어디에 가장 큰 관심을 쏟고 있을까.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알려진 그의 행보를 근거로 '농업 현대화'와'개혁.개방 이후 젊은 층의 변화상' '첨단 기술'을 꼽는다.

첫째는 농업 분야. 특히 중국의 선진농법과 농업기업에 대한 관심이다. 김 위원장은 14일 광저우(廣州)시 판위 구에 있는 둥성(東升)농장유한공사를 방문했다. 이 농장은 며칠 전부터 주요 인사 방문에 대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홍콩 문회보(文匯報)가 15일 보도했다. 중국 측은 방문을 하루 앞둔 13일 밤까지 도로포장 공사를 했다.

홍콩 기업인이 건설한 둥성농장은 광둥 지역에서 현대식 농법의 선두 기업으로 꼽힌다고 신문은 전했다. 녹색 식품과 유기농 채소, 고품질 과일 생산으로 유명하다.

김 위원장은 이 농장에서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농법 등을 자세히 청취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농업을 북한 체제에서 가장 개혁이 시급한 분야라고 말한다. 식량난에 빠진 2200만 명의 인구를 먹여 살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2001년 상하이 방문 때도 쑨차오 현대농장 구역을 방문했다.

2004년 4월 방중 때엔 박봉주 내각총리를 시켜 베이징 근교의 대표적인 농촌 시범 지역인 한춘허(韓村河)를 둘러보게 했다. 김 위원장이 2002년 신의주 행정특구를 만들어 초대 행정장관에 임명했던 양빈(楊斌) 역시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에 현대식 농장을 만든 인물이었다.

둘째는 중국 젊은 층의 동향이다. 김 위원장은 13일 권력서열 8위이자 선전담당 책임자인 리창춘(李長春) 정치국 상무위원의 안내를 받아 광저우에 새로 조성된 대형 대학촌을 시찰했다.

김 위원장은 중산(中山)대학 분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대학이 참 아름답다"며 도서관 방명록에 서명했다. 김 위원장은 또 선전에서도 젊은이가 많이 찾는 곳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첨단 자본주의 도시 홍콩과 맞붙은 선전의 주민, 그중 젊은 층의 변화된 생활상을 직접 확인하고 싶어하는 의지를 느끼게 한다. 그의 이런 행보는 과거와 확실히 다른 부분이다. 그는 몇 차례나 베이징을 방문했으나 특정 대학을 직접 들른 적이 없다. 대학가와 인접한 정보기술(IT)단지 중관춘(中關村)을 갔던게 고작이다.

셋째는 첨단산업 현장이다. 김 위원장은 14일 선전 난산(南山)구 과기원(科技園.과학기술단지) 본부와 첨단업체를 방문했다. 첨단업체의 공장에 간 김 위원장은 소수의 기술직원만 출입 가능한 밀폐공간에 들어가 핵심 시설을 참관했다. 특히 전자동 생산설비에 흥미를 보이며 일부 설비의 구체적인 작동원리를 묻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과거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방문했던 곳이다. 김 위원장은 2000년 방중 당시 베이징에서 개인용 컴퓨터(PC) 생산업체인 롄샹(聯想)을 방문, 해박한 컴퓨터 지식을 과시한 적이 있다.

베이징.선전=유광종.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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