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창군 사상 첫 여성 전투비행대장이 탄생했다.
1997년 공군사관학교에 첫 여생도들이 입학한 지 21년 만의 일이다. 전투비행대장은 전투비행대대에서 작전ㆍ훈련ㆍ교육 등을 총괄하는 자리다. 전투비행대대장 다음의 직책이다.
그 주인공들은 공군 16전투비행단 202전투비행대대의 박지연 소령(38ㆍ공사 49기), 8전투비행단 203전투비행대대의 박지원 소령(38ㆍ공사49기), 20전투비행단 123전투비행대대의 하정미 소령(37ㆍ공사50기)이다. 3일 전투비행대장에 보임된 이들은 근무경험ㆍ평정·군사교육 등 개인 역량 뿐 아니라 리더로서의 인격과 자질 면에서 모두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고 공군은 밝혔다.
여성 전투비행대장 삼총사의 경력은 화려하다. 특히 동갑내기인 박지연 소령과 박지원 소령은 공군에서 ‘최초의 여성’ 기록들을 잇따라 세웠다. 두 사람은 97년 공군사관학교 최초의 여생도로 입학한 동기생이다. 2002년 최초의 여성 전투조종사에도 이름을 올렸다. 박지연 소령은 2007년 첫 여성 전투기 편대장이 됐다. 그는 지금까지 1600여 비행시간을 보유한 베테랑 조종사다.
박 소령은 “모든 작전과 훈련에서 임무 완수와 비행 안전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원 소령은 어릴 때부터 항공기 플라스틱 모델을 조립하고 미 해군 전투기 조종사를 다룬 영화 ‘탑건’을 보면서 전투조종사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그는 “대대의 선봉에 서서 주어진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들보다 1년 후배인 하정미 소령은 2006년 보라매 공중사격대회 저고도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탔다. 2007년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KF-16을 조종하는 최초의 여성 전투조종사로 화제에 올랐다. 하 소령은 “비행대장으로서 대대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공군에선 2015년 1월 최초의 여성 패트리어트 방공미사일 포대장, 같은 해 12월 첫 여성 수송기 비행대장이 나오는 등 차츰 여성 간부들이 늘고 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