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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터키 클럽 테러도 우리가 했다"…유럽은 테러 공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터키 이스탄불 나이트클럽 희생자 가족이 울고 있다. [AFP]

지난 1일 새벽 터키의 이스탄불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한 테러로 인해 죽은 희생자 가족이 울고 있다. [AFP]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새해 첫날 터키 이스탄불 나이트클럽에서 39명의 목숨을 앗아간 테러의 배후라고 나섰다. 범행을 저지른 무장 괴한은 검거되지 않아 추가 테러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터키 경찰이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을 추적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신원은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휴리에트 등 현지 신문들은 정보 당국자들을 인용해 용의자가 우즈베키스탄·키르기즈스탄 등 중앙아시아 출신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터키 정부는 경계 수위를 최고 단계로 올리고 추가 범행에 대비해 이스탄불 도심에만 1만7000여 명의 경찰을 배치했다. 터키 주재 외국 공관들은 자국민을 대상으로 외출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술레이만 소이루 터키 내무장관은 “현재 검거 작전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테러는 1일 새벽(현지시간) 아시아와 유럽 대륙을 가르는 보스포루스 해협의 유럽 쪽 해안가에 자리한 나이트클럽 ‘레이나’에서 일어났다. AP통신이 입수한 클럽 입구 폐쇄(CC)TV 영상에 따르면 AK-47 소총을 든 괴한이 경비를 쏜 뒤 빠르게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클럽 안에서 새해 파티를 즐기던 사람들을 향해 180여 발을 난사했다. 39명이 숨지고 최소 69명이 다쳤다. 사망자 중 28명이 사우디아라비아·이스라엘·프랑스·레바논·인도 등지에서 온 외국인이라고 현지 아나돌루통신은 전했다.

 용의자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IS는 트위터로 성명을 내고 테러 배후를 자처했다. IS는 성명에서 "용감한 IS 전사가 나이트클럽에서 새해를 기념하는 기독교인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IS 추종자의 소행으로 결론이 난 지난해 12월 19일 독일 베를린 크리스마스 시장에서 발생한 트럭 테러와 마찬가지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소프트 타깃(soft target) 테러다. 범행 장소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싫어하는 세속적인 나이트클럽인데다 희생자 중 상당수가 외국인이란 점 역시 이 같은 추정을 뒷받침한다. 터키 수사당국은 지난해 7월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에서 폭탄 테러를 일으킨 IS 세포조직과 연관성이 있는지 수사 중이다.

연말 연시 잇따른 테러 발생으로 유럽 내에서 추가 테러 우려도 커지고 있다. 벤 월리스 영국 내무부 차관은 “IS가 대량 살상 공격을 시도할 수 있다”며 “가능한 다수의 시민을 공포에 떨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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