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자, 토고 올루파데 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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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만만하게 볼 팀이 아니다."

독일 월드컵 G조에서 한국과 첫 경기를 치르는 토고의 진면모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8일 독일 월드컵 탈락팀인 기니에 0-1로 지는 바람에 낮은 평가를 받았던 토고는 12일(한국시간) 튀니지에서 벌어진 가나와의 평가전에선 1-0으로 승리했다. 결승골을 넣은 아데간미 올루파데(카타르 알 실리야.사진)는 새로운 경계 대상으로 떠올랐다. 상대팀 가나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 4회, 준우승 3회에다 독일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아프리카 축구의 맹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50위지만 미셸 에시앙(잉글랜드 첼시)과 술레이 문타리(이탈리아 우디네세) 등 유럽 빅리그 소속 선수가 즐비하다. 이날 경기에는 에시앙과 문타리가 빠졌으나 스티븐 아피아(터키 페네르바체)가 이끄는 공격진이 전반 내내 토고 문전을 위협했다.

토고의 수비는 여전히 불안했다. 느슨한 압박으로 상대에게 공간을 내줬고, 포백 수비라인은 가나의 전진패스에 번번이 뚫렸다. 이번에도 골키퍼 코시 아가사(프랑스 FC 메츠)의 선방이 빛났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기니전에 비해서는 정돈돼 가는 모습이었다.

공격은 완전히 달랐다. 후반전에 교체 멤버로 투입된 올루파데는 전세를 바꿔놓았다. 위력적인 돌파와 개인기, 찬스를 만드는 '킬 패스'로 토고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수세를 공세로 바꿨다. 후반 28분엔 페널티 지역에서 골대 구석으로 정확하게 감아 차넣어 승부를 갈랐다.

월드컵 지역예선 11경기 중 7경기에 출전해 한 골을 기록한 올루파데는 기니전에 출전했던 세나야 주니어(스위스 YF 유벤투스.9경기 2골)와 번갈아 가며 에마뉘엘 아데바요르(11경기.11골)와 투톱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스피드가 좋은 올루파데나 세나야가 돌파로 공간을 만들고 장신의 아데바요르(1m90㎝)가 해결하는 공격은 위력적이 될 것이다. 스티븐 캐시 토고 감독은 이번에도 아데바요르를 출전시키지 않고, 전력의 핵을 숨겼다. 아데바요르는 최근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출전을 이유로 소속팀 AS 모나코의 소집에 불응해 1군 명단에서 제외될 정도로 토고 대표팀 일정에 '올인'하고 있다.

토고는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 이후 지난해 11월 이란(0-2)과 파라과이(2-4)에 진 데 이어 기니(0-1)에도 져 3연패했으나 네 번째 평가전에서 처음 이겼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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