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 몇번 하면 편집 끝, 참 쉬운 동영상 앱이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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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오주현 대표가 동영상 편집 앱 얼라이브로 만든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김경록 기자]

오주현 대표가 동영상 편집 앱 얼라이브로 만든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김경록 기자]

스마트폰에 있는 동영상이나 이미지를 터치 몇 번으로 확 다르게 바꿀 수 있다. 글자를 바로 쓰거나 음악을 넣는 건 기본이다. 폭죽이 터지는 것처럼 만화에서나 볼 수 있는 다양한 효과도 낼 수 있다. 한번만 써봐도 ‘동영상 편집이 이렇게 쉽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국내 스타트업 매버릭이 2014년 12월 내놓은 동영상 편집 애플리케이션(앱) 얼라이브(ALIVE) 얘기다.

‘얼라이브’ 만든 오주현 매버릭 대표
손 쉽게 글자 넣고 배경음악 깔고…
작년 다운로드 70%는 외국서 발생

스마트폰에서 동영상을 편집할 수 있는 대표적인 앱으로 바인·스냅챗·뮤지컬리를 꼽을 수 있다. 대부분 해외 기업의 서비스다. 이들 틈바구니에서 얼라이브가 10대의 필수 동영상 편집 앱으로 주목받는 건 매버릭만의 기술력 덕분이다. 대개 모바일에서 동영상을 편집하면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 처리장치(GPU) 용량의 한계 때문에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다. 오주현(37) 매버릭 대표는 이 문제를 클라우드 서비스로 해결했다. 사용자가 화면을 보며 작업을 하지만 실제 편집은 얼라이브와 연결된 클라우드 엔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일반 동영상을 볼 때와 속도에서 큰 차이가 없다. 매버릭은 국내에서 이와 관련된 기술 특허를 3개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과 한국에 관련 특허를 각각 2건씩 더 출원했다. 오주현 대표는 “얼라이브를 쓰면 동영상 편집하기가 쉬울 뿐 아니라 편집 영상을 바로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에 올릴 수 있어 국내외 10대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이런 편리함 덕에 지난해까지 얼라이브의 다운로드 수는 총 422만건에 이른다. 특히 이들 중 70%가 해외 사용자였다. 다만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회사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클라우드 사용 비용이 증가해서다. 매달 클라우드 비용만 4000~5000달러(약 470만~580만원)를 내고 있다. 2014년 7월 창업 후 기술 개발에만 매달렸기 때문에 매출은 거의 없는 상황. 오 대표는 “8억원의 투자금으로 회사를 꾸려왔는데 이제 얼라이브가 어느 정도 알려진 만큼 유튜브 다중채널네트워크(MCN)와 협력하거나, 동영상 제작자들과 손을 잡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동영상 편집에 필요한 효과를 사용자가 구매할 수 있게 하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으며 본격적인 매출이 일어나기 전까진 곧 들어올 50억원의 투자금으로 버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 대표는 올해 초 새로운 동영상 편집 앱을 내놓을 계획이다. 그는 “다음 서비스에서는 특수효과가 적용된 동영상을 편집하는 방식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대학에 다닐 때부터 창업을 꿈꿨다. 학부(성균관대학교) 시절 전공은 경제학이었지만 매주 친구들과 함께 특허를 낼 만한 프로젝트를 가지고 스터디를 했다. 대학 졸업 후 MIT 슬론스쿨의 MBA 과정에 입학했지만, 일자리가 생기자 중간에 바로 그만뒀다. 영국계 리서치 컨설팅 회사에서 2년 정도 일했다. 그 후 그는 KT 신사업본부로 자리를 옮겼고, 그곳에서 얼라이브 서비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회사 내부 문제로 사내벤처를 계속 운영할 수 없다는 말에 바로 사표를 냈다. 그는 “다음 세대는 텍스트나 이미지보다 동영상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미련없이 나왔다”고 말했다.

글=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자세한 내용은 포브스코리아 1월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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