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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소싸움판 최강 소는 '챔피언'

중앙일보

입력

올해 소싸움판은 6살 신예 챔피언(6살)이 평정했다. 챔피언은 크리스마스인 지난 25일 경북 청도소싸움 경기장에서 열린 2016년 마지막 싸움판인 왕중왕전인 체중 800㎏ 이상 무제한급(갑종)에서 동갑내기 '새마을'을 목감아돌리기 기술로 눌렀다.

올해 을종(700~800㎏) 1등 싸움소는 '천검', 병종(600~700㎏)은 '짱'이 차지했다. 갑·을·병종에 모두 272마리의 숫소가 출전했다.

체중 1074㎏에 단단한 뿔을 가진 챔피언은 지난해 말 공식적인 소 싸움판에 처음 데뷔해 최근까지 15번 싸워 13승 2패를 기록했다. 소싸움의 승패는 상대 소가 힘에 밀려 뒤로 계속 물러나거나 엉덩이를 보이고 달아나면 승부가 갈린다.

챔피언의 주인인 김만득(67)씨는 "각 30㎏씩 된장·콩과 탕약 등을 넣어 끓인 영양식(일종의 죽)을 하루 두 번 먹는 챔피언은 지치지 않는 체력이 장점"이라며 "트럭용 타이어를 매달고 하루 4~5㎞를 뛰며 체력을 길렀는데 뿔로 들이박으면서 익힌 '뿔걸이' 기술이나, '목덜미찍기' 같은 변칙 기술은 상대 소를 제압하는 주무기"라고 소개했다.

챔피언은 싸움판에서 1등을 하라는 뜻에서 김씨가 직접 붙여준 이름이다. 챔피언은 경남 창녕 훈련장에서 내년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보통 싸움소는 한해 경기를 마치면 낙지나 십전대보탕 등을 보양식으로 먹으면서 개인 훈련장에서 동계 훈련을 한다. 2011년 9월부터 시작된 청도소싸움 경기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합법적으로 내기(베팅)를 할 수 있다. 1인당 한 번에 100원~10만원을 걸 수 있다. 올해만 71만6000명이 소싸움 경기장을 찾았다. 소싸움은 내년 1월 7일부터 다시 시작된다. 12월 24일까지 102일간 1224경기가 예정돼 있다.

청도=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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