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만족도 가장 높은 지자체는 광주 광산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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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부산 강서구 녹산공단의 수출기업인 A사는 법인 인감을 떼러 매번 등기소에 직접 가야 하는 일이 번거로웠다. 오가는 시간을 포함해 대기 시간까지 약 반나절의 업무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A사는 강서구에 “공단 안에 법인 인감 무인발급기를 설치해달라”고 건의했다. 강서구가 바로 화답해 2015년 1월 발급기 설치를 완료했다. 올해 이 발급기에서 발급된 법인 인감은 2만2634건에 달한다. 강서구는 또 공단 교통 환경 개선을 위해 버스 정류소도 늘렸다. 지난 5년간 공장지대에 약 100개의 버스 정류소가 늘어나면서 통근자들의 불편도 줄었다. 또 산업단지 안에 구청 민원사무소를 설치해 각종 인허가 신고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부산 강서구는 대한상공회의소가 28일 발표한 규제환경 조사에서 ‘지난해에 비해 기업 만족도가 가장 많이 개선된 지자체’로 선정됐다. 전국 228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하는 이 조사에서 강서구는 지난해 146위에서 올해 24위로 무려 122단계 상승했다. 규제합리성과 공무원태도 등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면서 A등급 지자체가 된 것이다. 이날 발표된 조사에서 전국에서 만족도가 가장 높은 지자체는 광주 광산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결은 지자체와 기업의 긴밀한 네트워크에 있었다. 광산구 5개 산업단지에 각각 운영협의회를 개설해 상시 대화 채널을 만들었다. 광산구 관계자들이 매달 기업 현장을 방문해 문제점을 듣고 해결했다. 지난해부터는 공장설립 무료 상담 서비스를 시작해 공장 70개의 설립을 지원했다. 만족도가 가장 낮은 지자체는 서울 강북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 전국 228곳 조사
상시 대화 채널 만들어 민원 해결
부산 강서구 146위 → 24위로 약진

대한상의는 2014년부터 지자체 행정에 대한 기업 만족도를 조사한 ‘기업체감도’와 지자체의 조례와 규칙 등을 분석한 ‘경제활동친화성’ 2개 부문을 조사해 발표해 왔다. 2개 부문에서 지자체를 5개 등급(S-A-B-C-D)로 구분해 각 지역의 기업친화성을 가늠하기 위해서다.

경제활동친화성이 가장 높은 지자체는 경기도 양주시였다. 공장설립·지방세정·도시계획 시설 등 16개 분야에서 고르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양주시는 개발허가 처리기간 단축을 위해 관련부서 협의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동시에 진행했다. 또 전산화를 도입해 처리 기간을 기존 45일에서 7~15일로 줄였다. 경제활동친화성이 지난해에 비해 가장 많이 개선된 곳은 전남 영광군으로 222위에서 올해 159단계를 뛰어 63위를 기록했다. 영광군은 신규 기업에 3년간 전기요금 50%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기업 유치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이밖에 지역산업 육성 분야에서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방세정 분야에서는 인천 연수구와 경남 함양군이 각각 1위에 올랐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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