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루탄·투석전 부상자 속출|6·10대회이후 피해 급격히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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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6·10 규탄대회」후 대학가·가두시위가 갈수록 늘고 투석·화염병투척 등 시위양상이 과격해지면서 경찰의 최루탄사용이 늘어나고 학생·전경의 부상자가 4천 여명에 이르는 등 최루탄공방전이 시민생활의 중대한 위협으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 9일 교내시위 중 연대생 이한열군이 최루탄파편에 뒷머리를 다쳐 사경에 놓인 충격적인 사태에 이어「6·10규탄대회」이후 계속된 시위에서 만도 42명 (서울9명·지방33명,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집계)학생과 시민이 최루탄직격탄에 맞거나 파편에 다쳐 뇌수술을 받는 등 피해를 보았다.
시위진압 경찰도 학생들의 투석에 3천41명이 부상했다(경찰집계). 시위가 과열해지면서 전국주요도시에서는 밤늦도록 전역이 최루가스에 휩싸여 대부분 시민이 고통을 겪고 일상생활의 리듬이 깨지는 곤욕을 치렀으며 피해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최루탄사고와 피해는 경찰이 시위진압을 거의 전적으로 최루탄에 의존하는 데다 사용 시「30∼45도 각도로 올려 쏘기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데서 벌어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시위진압 경찰관의 부상은 최루탄과 거친 연행에 맞선학생들의 투석과 화염병투척 때문에 속출하고 있으며 경찰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계속 근무할 수 없을 정도의 중상자도 많다고 경찰당국자는 밝히고 있다.
치안본부자료에 따르면 경찰의 최루탄 사용량은 해마다 늘어 81년 3천7백46만7천원 어치가 84년에는 19억원, 85년 39억7천만원, 86년 67억원어치로 급증했다.
작년 한해의 경우「사과 탄」으로 불리는 KM25탄이 15만6천8백26발, SY44탄이 19만1천8백80발, 「지랄탄」으로 불리는 다연발단이 2백22세트, 페퍼포그가스액이 9천3백56ℓ였다.
전량 국내서 생산·조달되고있는 최루탄은 이밖에 MPG백탄이 있어 5종이나 실제 경찰이 쓰는 것은 앞의 4종류로 사과탄은 손으로 던지고 SY44탄은 총기에 발사장치를 장착, 쏘도록 되어있다. 가장 위력이 센 것은「지랄탄」으로 32발 또는 64발1세트가 전기점화장치에 의해 연속 발사돼 1백여m이상 날아가게 되어 있다.
최루탄사고는 근거리용인 사과탄이 폭발시 고압가스를 싸고 있는 플래스틱 파편이 튀어 몸에 박히거나 화상을 입는 경우와 총기로 발사하는 SY44탄을 바로 쏘아 직격탄에 맞는 경우다.
경찰은 진압훈련에서 SY44탄은 30∼45도 각도로 발사하고 사과탄도 시위군중 상공에 던지도록 교육하고 있으나 상황이 급박해져 수세에 몰리거나 동료경찰이 부상을 입는 경우 등엔 흥분과 당황으로 이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시위가 있은 뒤엔 의례 1∼2명의 피해자가 나며 때론 부상의 정도가 심해불구가 되는 경우도 있다.
◇학생·시민 부상=연세대 이한열군(20·경영2)이 9일 교내시위도중 최루탄 파편에 뒷머리를 맞아 사경을 헤매고 있는 것을 비롯, 부상자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외대생 김종필군(20·신방2)은 10일 하오 교문에서 시위 중 최루탄에 왼쪽머리를 맞아 뇌수술을 받는 중상을 입었으며 국민대 이진수군(22·무역1)도「17일 하오 교문 밖 20m지점에서 직격탄에 코뼈를 맞아 10여 바늘을 꿰맸다.
또 공원 이동수군(21·서울 용산동2가223)은 14일 회현지하철역 입구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최루탄 파편이 등에 꽂혀 치료를 받았으며 시민 조기태(35·상업·서울 휘경동4) 정동윤(47·회사원)씨 등도 최루탄 파편에 맞아 부상했다.
◇경찰관 부상=18일 치안본부 집계에 따르면 올 들어 16일까지 시위진압 중 부상경찰관은 3천4백36명. 그중 6·10대회이후 16일까지 1주일 동안에만 3천41명이 다쳤다.
전체부상자중 경찰관은 7백18명, 전·의경은 2천7백18명이며 6·10대회이후 부상자중 경찰관은 5백71명, 전·의경 2천4백70명이다.
6·10이후 부상자중 98명은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경찰관6명, 전·의경26명은 시위대에 집단구타를 당한 것 등으로 중상을 입었다.
시위진압 경찰부상자는 ▲83년 8백56명이 ▲84년 2천1백76명으로 2·5배 늘어나 ▲85년 2천7백54명 ▲86년 3천2백74명 등 83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1만2천4백96명(그중1만16명은 전·의경)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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