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뚝이 2016 ④·끝 사회
2만4000명. 지난 9월 통계청의 ‘2015 인구센서스’에서 공개된 미혼모 숫자다. 국내 미혼모에 대한 공식 통계가 나온 건 처음이다. 그동안 미혼모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음지’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관련 단체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국민 인식이 변화함에 따라 점차 ‘양지’로 나오고 있다.
변화의 중심엔 박영미(55) 미혼모지원네트워크 대표가 있다. 여성 운동에 몸담았던 박 대표는 2006년 미혼모 문제를 처음 접한 뒤 10년째 한길만 걷고 있다. ‘투사’를 자처한 그의 노력에 분위기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통계청이 인구센서스 항목에 미혼부·모를 추가한 게 대표적이다. 지난해 말 시작한 미혼모들의 연극 ‘미모되니깐’은 올해 두 번째 시즌 을 마쳤다. 미혼모들이 무대에 올라 본인의 경험을 전달하고 관객들과 정책 대안을 토론하면서 호응이 컸다. 박 대표는 “결혼과 상관없이 아이를 낳아서 기르는 게 행복하다는 생각이 확산되면 미혼모 문제, 저출산 현상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새뚝이
기존의 장벽을 허물고 새 장을 연 사람을 말한다. 독창적인 활동이나 생각으로 사회를 밝히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 또는 단체다. 중앙일보는 1998년부터 매년 연말 스포츠·문화·사회·경제·과학 분야에서 참신하고 뛰어난 성과를 낸 이들을 새뚝이로 선정해왔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