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병원 없는 지역 입원환자 사망률, 1.3배 높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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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대형병원(500병상 이상)이 없는 지역은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입원환자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보공단 보험 빅데이터로 분석
중증질환 사망률은 1.9배에 달해

국민건강보험공단(공단)은 지난 10년간 건강보험 입원자료 약 8000만 건을 분석한 ‘지역 간 의료 이용 양상’을 21일 발표했다. 공단은 이 조사에서 인구수, 지역 내 의료기관 이용률, 의료기관까지 이동시간 등을 기준으로 전국을 56개 지역으로 구분했다.

이 가운데 500병상 이상의 대형병원이 없는 곳은 25곳이었다. 이들 지역은 경기도에선 광명·평택·안성·오산·시흥·군포·이천·여주·김포 등이었다. 강원도에선 동해·태백·삼척·울진·속초·인제·고성·양양·영월·정선 등이 포함됐다. 이 밖에 ▶충북 충주·제천·단양·음성·괴산·진천·영동 ▶충남 서산·태안·논산·부여·당진·보령 ▶전북 군산 ▶전남 여수 ▶경북 경주·김천 ▶경남 거제·통영·고성·사천·남해 등도 지역 내에 대형병원이 없었다.

공단이 이들 지역의 입원환자 평균 사망률을 조사해 보니 대형병원이 있는 지역의 1.28배였다. 간·폐·심장 이식 등이 필요한 중증질환은 1.88배, 대동맥판막·중증화상 등 주요 수술은 1.44배로 격차가 더 컸다.

급성 심근경색과 뇌졸중 환자 비교에서도 지역 내 500병상 이상 병원 유무에 따라 사망률에 차이가 났다. 2004∼2014년 급성 심근경색은 매해 평균 약 2만 명, 뇌졸중은 매해 8만5000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급성 심근경색 환자는 19%, 뇌졸중 환자는 21%만이 거주지 내 500병상 이상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연구책임자인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대형병원이 없는 곳은 기존 병원을 정부가 지역 거점병원으로 지정하고 시설비 등을 투자해 500병상 이상의 대형병원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질환 환자를 보더라도 의료 취약 지역에선 건강보험 지원금을 더 많이 지급하는 진료비 가산제를 도입해 의료 인력 이동을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서영지 기자 vivi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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