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70%, 10억 미만 저예산 영화

영화 `베테랑` 촬영 현장

지난해 만들어진 한국영화 중 제작비가 10억원 미만인 저예산 영화가 전체 한국영화의 7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개봉된 10억원 미만의 저예산 영화는 163편이었다. 2005년 16편, 2009년 64편이었다.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저예산 영화가 급증하는 이유는 2차 판권 시장에서의 수익을 노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80억원 이상 투입되는 블록버스터 영화는 지난해 17편으로, 2014년 11편보다 6편 늘어났다. 특히 2011∼2014년에는 제작비 100억원 이상의 영화가 블록버스터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80억∼90억 미만 5편, 90∼100억 미만 8편, 100억원 이상 6편으로 제작비 규모가 다양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10억∼50억원의 중저예산 규모 영화는 2011년 40편에서 지난해 30편으로 25% 가량 감소했다. 이는 영화제작사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영화 제작을 추구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한국영화 총제작비 구간별 투자수익률 조사에 따르면 대작영화의 평균 수익률이 높지만, 중저예산 영화 수익률은 낮게 나타났다. 제작비 규모 80억원 이상(17편)의 수익률은 26.1%, 52억3000만원(평균제작비)∼80억 미만(17편)은 -22.2%, 10억원 이상∼평균제작비 미만은 -56.9%, 10억원 미만은 -42.4%를 각각 기록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문화산업적인 측면에서 영화 장르의 깊이와 다양성이 부족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영화계는 우려하고 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