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티에리사 『지난 날의 산』 합천서 올로케|제작비만 10억원…각국 배급까지|스태프·주요 출연진 등 모두 한국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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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미국영화사가 우리나라 얘기를 우리나라에서 올 로케이션하는 영화는 지난 79년 큰 화제를 모았던 『오 인천』이후 두번째 일이다.
『지난 날의 산』은 TV 드라머 『고교생일기』 등을 통해 우리 팬들에게 낯익은 미국인 탤런트 「데니스·크리스틴」이 각본을 쓰고 주역을 맡았다.
이 영화는 미국재향군인회가 워싱턴에 한국참전기념관 건립기금을 마련키 위해 「크리스틴」의 시나리오를 알티에리영화사에 보내 제작을 결정하게 된 것.
지난해 12월 경남 합천의 산골마을에서 촬영에 들어가 이달 말 완성할 예정으로 급피치를 올리고 있다.
총제작비 10억원 (보통 한국영화 제작비의 6∼7배)이 투입되는 이 영화가 완성되면 미국의 시네베스트 배급회사를 통해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 2천개 극장에서 일제히 개봉될 예정이다.
6년동안 한국에서 생활해온 「크리스틴」은 능숙한 한국어로 각본을 섰다.
각본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6·25전쟁에 참전한 미군상사 「클린즈」는 전투 중에 낙오되어 적진 속의 어느 외딴 성당에 숨어든다.
이 성당에는 미국인과 한국인 수녀가 전쟁고아들을 보살피고 있다. 「클린즈」는 성당에서 생활하는 동안 전쟁과 인간애의 갈등 속에 번민하다 끝내는 전쟁고아들과 성당을 지키기로 결심한다는 평범한 전쟁 일화다.
「크리스틴」은 이 영화에서 「클린즈」상사역을 맡았고 미국인 수녀역은 TV시리즈 외화 『브이』에서 「다이애너」의 친구역으로 선보였던 「그레타·블램크번」양이 맡았으며 한국인 수녀역엔 전 TV탤런트 서은경양이 출연한다. 임권택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신인 정한우 감독이 데뷔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비록 한국의 등록영화사인 한미영화사 이름으로 제작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미국영화사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현재 미국영화사의 국내영화제작을 금지하고 있는 영화법(시행령)의 위반여부가 어떻게 판단되어질지 의문을 남기고 있다. <이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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