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구로병원, 선천성 하지기형 라오스 환아 3명 무료 수술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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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구 기자]

라오스의 빠캄(Pakham Hanhha), 께손(Kasone Onnalath), 싸이폰(Saiphone Meksavanh)양은 다리 기형으로 태어나 지금까지 10여년간 제대로 걸을 수 없었다. 그러나 최근 고대구로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새 삶을 얻었다. 고대구로병원은 이들의 치료비용을 전액 지원했다.

빠캄(9)양은 양쪽다리 관절이 무릎부터 발까지 전체적으로 구축되고 발이 안쪽으로 휘는 내반족을 갖고 있었다. 발바닥이 안쪽을 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발가락 관절도 굽어있어서 태어나서부터 한 번도 걸어 본 적이 없었으며 부모나 휠체어에 의지해서만 이동이 가능한 삶을 살아왔다.

께손(12)양은 양쪽 다리 길이가 2cm정도 차이가 있어 절뚝거리면서 걸을 수밖에 없었고, 뇌성마비로 인한 내반족 때문에 30분 이상 걷기가 매우 힘든 상황이었다. 싸이폰(13)양 역시 발이 바깥쪽으로 휘는 편평발이어서 역시 절뚝거리면서 걸어야 했다.

수술을 위해 난생처음 이국땅을 밟은 세 명의 환아는 지난달 고대구로병원에 입원해 약 3주간 머물며 소아정형(왜소증 및 사지기형) 분야에서 국내 대가로 손꼽히는 송해룡(정형외과) 교수로부터 수술을 받았다.

께손은 수술을 통해 발 근육의 구축을 풀어주고 인대위치를 옮겨서 일반인처럼 모양을 바로잡아 똑바로 걸을 수 있게 되었으며, 싸이폰은 발 뼈를 절제하고 일리자로프 링으로 모양을 교정해 역시 일반인처럼 걸을 수 있게 됐다. 께손과 싸이폰은 3주간의 치료만으로도 교정이 가능해 건강한 모습으로 12월 1일 고국으로 무사히 돌아갔다.

유일하게 양쪽 다리 모두 수술이 필요했던 빠캄은 두 차례 수술을 통해 발 뼈를 절제해 모양을 바로잡아 주었으며, 현재 무릎의 관절 구축을 풀어주기 위한 수술과 함께 일리자로프 링을 통한 점진적 교정 과정을 한창 진행 중이다.

빠캄을 위해 구로병원은 앞으로 2달 정도 더 입원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했으며, 비자문제로 국내에 머무를 수 있는 기간이 제한적인 빠캄을 위해 라오스 현지에서 관리가 가능한 의료진을 수소문 중이다.

성공적인 수술을 마치고 라오스로 떠나기 전에 께손은 “나도 이제 친구들처럼 걷고 뛰어다닐 수 있을 것 같아서 설렌다”고 말했다. 함께 한국을 찾은 께손양의 어머니도 “아이가 또래처럼 걸을 수 있었으면 하고 항상 생각해 왔다. 이렇게 무료로 수술을 해준 고대구로병원에 어떻게 감사의 마음을 다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빠캄은 “치료가 힘들지만 빨리 회복해서 라오스에 있는 엄마에게 걷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저를 위해 이렇게 애써주시는 한국 의사선생님들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빠캄의 경우 아주 희귀한 케이스에 해당하기 때문에 수술 없이는 평생 걸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수술 받은 아이들이 고국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생활에 잘 적응해 신체,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빠캄이 한국에 머무를 수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해 치료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은백린 병원장은 “대학병원의 소명으로 신체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그 동안 불편한 삶을 살고 있던 아이들이 밖으로 걸어 나와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 되어 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무료 수술은 라오스 현지에서도 큰 관심을 일으켜 라오스 국영방송인 LNTV1에서도 한국을 찾아 환아들의 수술을 비롯한 치료 과정을 상세히 촬영했으며, 이들의 성공적인 치료경과와 한국의 우수한 의료기술이 전파를 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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