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림픽안보」의 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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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워싱턴에서 열리고 있는 금년도 한미안보협의회의는 우리의 주변 정세나 내부 상황으로 보아 특히 중요성을 갖는다.
지금 북방의 공산권 3각 관계는 재단합의 징조를 보이면서 평양-모스크바의 군사협력이 강화되고 있다.
소련의 동북아 군사력 강화, 김왈성의 중공 방문설, 「고르바초프」의 적극적인 아시아 정책 등은 이 지역의 기존 정세를 변화시키려는 요소들이다.
북한은 남북 대화를 거부하면서 소련의 지원으로 전력을 강화하고 군사력의 재배치를 통해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더구나 우리는 개헌과 정권 교체를 둘러싼 정치적 진통을 겪으면서 서울올림픽을 치러야하는 힘겨운 과제를 안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우리의 안전보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환경적 요인들이다.
이럴 때 우리의 유일한 맹방인 미국과 우리의 안보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더없이 적절한 일이다.
안보전략의 요체는 전쟁이 났을 때 이를 격퇴 하는 것 보다는 사전에 전쟁 도발을 못하도록 억제하는 것이다.
한반도에서의 전쟁 억지는 균형 있는 전력과 효율적인 전투태세를 확보하고 한미 군사협력체제를 강화함으로써 달성될 수 있다.
지금까지 나타난 회담 결과와 미측의 발언으로 볼 때 미국은 전통적인 한미 협력관계를 재확인하고 미국의 대한 안보지원 공약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고위층간에 국방정책 협의기능을 강화하고 88년 올림픽에 대한 여하한 외부도발에도 단호히 대처한다는 공약은 마음 든든하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전쟁방지를 위한 장기적인 억지태세다.
지금 북한의 군사력은 우리보다 우세하다.
이것은 한국군의 질적 향상을 통해 상쇄, 균형화돼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국은 조기 안보체제 등 첨단적인 방어장비를 제공하는데 인색해서는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미국의 지원태세가 약화되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은 우리의 경제력이 신장됐다는 점을 들어 87회계연도의 군사 판매차관을 중단하고 주한 미군 주둔비를 포함한 우리의 방위부담을 늘리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밖에도 국산장비의 제3국 수출, 방산 관계 기술협력 등 여러 가지 미결문제가 남아 있다.
이런 문제들이 원만히 해결되지 않으면 우리의 경제에 압박이 되어 결과적으로 전반적인 방위태세에 영향을 미친다.
그것은 결과적으로 미국의 세계 전략에도 결코 이롭지 못하다
미국의 일방적인 안보지원 관계가 이제는 동반자격 협력관계로 전환되고 있음은 자명하고 또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은 시대상황과 균형된 보조를 맞춰야 한다.
이번 양국 국방상 회담에서는 이런 미결문체와 보완사항이 함께 논의되고 해결되는 계기가 돼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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