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녀와 야수’ 부른 피보 브라이슨, 서울서 한반도 통일 노래 부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가수라면 전 세계인이 아는 히트곡을 갖고 싶다는 욕망을 갖고 있을 게다. 미국 가수 피보 브라이슨(65·사진)은 그런 측면에서 행운아다. 그는 “내 얼굴은 몰라도 목소리는 다 안다”고 스스로 말할 정도로, 세대 구분없이 들으면 아는 히트곡 여러개를 갖고 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와 ‘알라딘’의 주제곡 ‘뷰티 앤 더 비스트(Beauty and the Beast)’ ‘어 홀 뉴 월드(A Whole New World)’가 대표적이다. 아카데미 주제가상, 그래미상 등을 휩쓴 이 두 노래 덕에 그는 ‘디즈니가 가장 좋아하는 남자 보컬’로 불린다.

한국판 ‘위 아더 월드’ 내달 공개
“남북이 한가족 되는데 힘 됐으면”

피보 브라이슨이 한반도 통일 노래를 부르기 위해 방한했다. 국내외 737여 개 시민단체가 동참해 새 통일 노래를 만드는 ‘One K 글로벌 캠페인’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한국판 ‘위 아더 월드(We are the World)’를 표방한 프로젝트로 마이클 잭슨의 프로듀서였던 지미 잼, 테리 루이스가 작곡가로 나선다. 노래는 내년 1월 공개된다. 8일 서울 상암동에서 만난 그는 “90년대 초 디즈니 주제가를 부르기 전후로 미군 부대 공연을 위해 몇차례 방한한 적이 있다”며 “그 기억 덕에 잼과 루이스가 두 달 전 한반도 통일 노래를 불러 달라고 전화했을 때 단번에 승락했다“고 전했다. 노래의 힘을 믿기 때문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최근 미국의 한 장학 재단 행사에서 공연했을 때 대학생들이 제가 부르는 디즈니 노래를 듣더니 울더라고요. 그 노래와 함께 자랐기에 노래를 듣는 순간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면서요. 노래의 힘이죠. 디즈니의 마법이기도 하고요.”

그의 히트곡에는 여가수와의 듀엣곡이 많다. 83년 로버타 플랙과 함께 부른 ‘투나잇 아이 셀레브레이트 마이 러브(Tonight I Celebrate My Love)’가 대히트를 치면서다. 그는 “여가수의 단점은 감싸려 하고, 강점은 경쟁하지 않고 받아들이며 부르는 게 비결”이라고 말했다. 91년 셀린 디온과 함께 ‘뷰티 앤 더 비스트’를 녹음했을 때의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스튜디오에서 처음 만났어요. 그녀가 부르는대로 노래를 받쳐주며 불렀더니 디온의 눈이 어느 순간 커지더라고요. 마음대로 불러도 된다 는 걸 그녀가 느끼는 순간부터 노래가 더 잘됐죠.”

그는 이번 통일 노래가 한반도를 한 가족으로 만드는 노래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하나의 힘은 큽니다. 시작하는 의미에서 첫번째도 중요하죠. 이 노래가 첫번째와 하나의 메시지를 담은 노래였으면 좋겠습니다.”

한은화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