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당일 대통령 헤어스타일 연출 및 소요 시간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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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이 중앙재난대책본부에 오기 전 의도적으로 피곤해 보이도록 머리를 손질했다고 6일 SBS가 보도했다.

SBS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머리 손질은 지난 2005년부터 서울 청담동 유명 헤어숍 원장 정모씨가 전담했다. 정 원장은 SBS와 인터뷰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2014년 4월 16일)에도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의 머리를 손질했느냐는 질문에 “제가 (머리 손질을) 하긴 했어요”라고 답했다. “아침에 했느냐”는 물음에는 “네”라고 답했다. 이어 왜 평소와 달랐느냐고 묻자 “그건 일부러. 왜냐면 옷을 그런 옷(민방위 복)을 입으시잖아요. 그리고 그때 좀 비상사태였잖아요”라고 말했다고 SBS가 전했다. 의도적으로 머리를 비상 상황에 맞게 부스스한 모양으로 머리를 손질했다는 답변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한겨레신문은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처음 모습을 비치기 전 ‘90분 동안’ 머리를 손질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이날 “정 원장이 세월호 참사 당일 낮 12시쯤 청와대로부터 ‘대통령의 머리를 손질해야 하니 급히 들어오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어 “정 원장은 승용차로 1시간 가량 걸려 청와대 관저에 들어간 뒤 이날 오후 박 대통령 특유의 올림머리를 했다”며 “당시 상황을 아는 한 관계자는 ‘이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머리를 손질하는 데 90분 가량이 걸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청와대는 이들 보도에 대해 “세월호 당일의 대통령 행적과 관련해 연애설, 굿판설, 성형시술설 등이 근거 없는 의혹으로 밝혀지자 이제는 1시간 반 동안 머리손질을 했다는 터무니없는 의혹제기까지 등장했다”며 “미용사 2명이 (지난해) 4월 16일 출입기록에 따르면 오후 3시 20분경부터 약 1시간가량 청와대에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또 “당사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머리손질에 소요된 시간은 20여분”이라며 “대통령은 오후 3시에 중대본 방문지시를 내렸고, 경호가 출동준비를 하는 동안 서면보고를 받으며 머리손질을 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공개한 일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에 경호 선발대가 출동했고, 대통령은 오후 5시10분에 청와대를 출발해 5분만에 중대본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영석 청와대 경호실 차장은 국회 위증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전날 국정조사 특위에서 ‘세월호 7시간’ 의혹과 관련해 “확인 결과 외부에서 (대통령 관저로) 들어온 인원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송승환ㆍ서준석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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