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오늘] 내가 이러려고 기업인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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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러려고’ 시리즈가 많이 떠돌죠. 지난달 4일 박근혜 대통령이 2차 대국민 담화에서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하는 자괴감이 든다”고 말한 뒤부터입니다. 박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의 ‘끝판’을 보여준다는 평가와 함께 여기저기서 패러디됐습니다. 오늘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 청문회에 출석하는 대기업 총수들도 속으론 ‘내가 이러려고 기업인했나’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대기업 총수들에게 이런 얘길 하고 싶습니다. “그런 생각에 앞서 가슴에 손을 얹고 스스로 물어 보세요. ‘내가 특혜를 바라고 미르ㆍK스포츠에 돈을 냈나’라고.” 6일 미리보는 오늘입니다.

지난달 30일 국조특위 기관보고. 이날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등이 증인석에 앉았다.  강정현 기자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조특위' 기관보고. 이날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등이 증인석에 앉았다. 강정현 기자


1 국회의 창 vs. 재계의 방패


오늘 '최순실 국조특위'에 대기업 총수 9명이 증인으로 섭니다. 위원장석에서 정면을 기준으로 왼쪽부터 손경식 CJ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순으로 자리가 배치됐습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ㆍGS그룹회장은 정몽구 현대차 회장 뒤편에 앉습니다. 10대 그룹 가운데 7개 그룹의 총수들이니, 한국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사람들이 총출동하는 셈입니다. 재계에 따르면 출석 총수들은 이미 일문일답 리허설을 끝냈습니다. 그들이 변명하지 않고 잘못을 인정할까요? 국조특위 의원들이 대기업 총수들에게 고함만 치지 않고 날카롭게 지적할까요? 국조특위 관전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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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 대표가 지난 1일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 대표가 지난 1일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2 뭉치는 야당, 무너지는 여당


야 3당 대표가 6일 대표 회동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위한 공동 행동 모색에 나섭니다. 김동철 신임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선출되면서 당 대표간 상견례를 겸해 야권의 단합을 도모한다는 취지입니다. 김 비대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이 자리에서 각 당별로 진행되고 있는 촛불집회 등 당내 행사를 통합하는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편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오늘 의원총회에서 사퇴의사를 밝힙니다. 예산안 통과와 거국내각 구성을 원내대표 사퇴 조건으로 내걸었는데 전자는 이미 실현됐고, 후자는 실현가능성이 없어졌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정 원내대표가 친박계와 비박계의 연결고리 역할을 잘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만큼 의총에서 극구 만류할 경우 사퇴를 재고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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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대국민 3차담화를 발표하는 도중 고개를 숙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대국민 3차담화를 발표하는 도중 고개를 숙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3 박 대통령 4차 담화에 담길 내용은


박근혜 대통령이 이르면 오늘 4차 대국민 담화를 통해 ‘4월 퇴진, 6월 대선’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피력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 시계바늘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청와대도 더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입니다.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은 5일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에 출석해 “국민 뜻에 따라 대통령이 답을 주셔야 할 시기”라며 “곧 결단을 내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새누리당 비박계 일부는 대통령이 ‘4월 퇴진’을 수용하더라도 여야 합의가 되지 않으면 탄핵안 표결에 참여하겠다고 밝힌만큼 4차 담화가 탄핵안 통과의 변수로 작용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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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검이 지난 1일 특별검사 임명장을 받기 전 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영수 특검이 지난 1일 특별검사 임명장을 받기 전 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4 박영수 특검의 ‘속전속결’ 칼


박영수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특별검사의 특검팀이 오늘부터 본격 가동합니다. 당장 수사기록 사본을 검찰 특별수사본부로부터 넘겨 받아 증거물 분석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박영수 특검은 전날인 5일 특검보 4명과 파견검사 10명을 확정하면서 일단 진용을 갖췄습니다. 특검은 ①최순실씨와 그 측근들의 국정농단과 이권 개입, ②청와대 문건 유출과 외교ㆍ안보상 국가기밀 누설, ③최씨 딸 정유라(20) 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등 교육농단, ④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직권남용ㆍ직무유기 의혹 등 크게 4가지 의혹을 파헤칠 것입니다. 박 특검은 모든 의혹을 속전속결로 수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시선은 이제 특검으로 모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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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로 인해 얼어붙은 강물. [중앙포토]

추위로 인해 얼어붙은 강물. [중앙포토]


5 찬 바람 쌩쌩 수도권 한파주의보…미세먼지농도는 ‘정상’


찬 바람이 불며 미세먼지는 점차 해소되겠습니다. 하지만 수도권에는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매서운 추위가 찾아온다고 합니다. 기온이 10도 가까이 내려가 수도권에는 옷차림 따뜻하게 하셔야겠습니다. 서울 아침 기온은 영하 5도까지 내려가고 낮에도 영상 3도로 7도가량 낮겠습니다. 중부지방 아침 기온도 영하 5도 밑으로 떨어지는 곳이 많겠고 남부지방도 낮기온 어제보다 7,8도 정도 내려간 수준입니다. 이번에는 반짝 추위에 그치지 않고 당분간 계속해서 아침 기온이 영하권을 맴돌 것으로 예상돼 오랜 시간 불어올 찬 바람에 더욱 대비를 잘 해주셔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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