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우량주만 보면 지수 1100 수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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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국내 증시가 연중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대형 우량주만 보면 이미 지수 1,100포인트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전문가들은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최근 주가가 안정적으로 오르는 것은 이처럼 대형 우량주의 강세에 힘입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우량주는 1,100 시대=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종합주가지수가 1.059.04를 기록했던 2000년 1월 4일을 기준으로 지난달 31일 현재 시가총액 상위 20개사의 주가지수를 계산한 결과 이미 1,184.9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현대모비스는 주가가 5천5백95원에서 3만3천9백50원으로 20개사 중 가장 많이 올랐으며, 시가총액도 5천2백억원에서 3조1천억원으로 늘어나 주가지수로 환산하면 6,425포인트에 달했다. 종합주가지수는 같은 기간 30%가량 떨어졌지만 현대모비스는 실적이 개선되면서 주가가 6배 뛰어오른 것이다.

신세계는 5만원대에서 20만원대로 오르면서 주가지수로 환산하면 4,300선에 달했고, 삼성SDI.S-Oil.현대차 등은 주가가 두배 이상 올라 주가지수로는 2,000선을 넘어섰다.

삼성전자는 29만원대에서 41만원대로 올라서면서 주가지수는 1,500선을 기록했다.

대우증권 전병서 리서치본부장은 "2000년 1월 4일을 정점으로 종합주가지수는 30%가량 떨어졌지만 세계적인 경쟁력과 수익모델을 갖춘 대형 우량주의 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해왔다"며 "삼성전자 등 우량주는 외국인투자자 지분율도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체감경기 나빠도 우량주는 올라=소비가 계속 부진해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업체의 매출이 정체 상태이고, 경제가 활력을 잃으면서 소비자 물가는 45년 만에 처음으로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처럼 경기가 좋지 않은데도 주가는 올 들어 연중최저치였던 지난 3월 17일(515.24) 이후 41%나 치솟은 727.26까지 상승했다.

LG투자증권 박윤수 리서치본부장은 "경제성장률이 2~3%에 불과하고, 체감 경기가 외환위기 직후보다 더 좋지 않은 상황에도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우량 기업들의 주가가 차별적으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액면가를 밑도는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지만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은 주가가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것이다.

주가가 기업 실적에 따라 움직인다는 사실은 개별 기업의 경영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삼성전자의 주당순이익은 1998년 2천4백24원에서 2002년 3만9천6백55원으로 16배나 늘어났다. SK텔레콤도 같은 기간 주당순이익이 7배가량 늘었다.

증권전문가들은 반도체(D램)가 세계 시장점유율(43.8%)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철강.자동차.조선.휴대전화 등 5대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고 있어 관련 기업의 주가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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