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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 AI, 면역 형성 안 돼 급속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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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인천대공원 직원들이 28일부터 임시 휴원에 들어간 어린이동물원에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인천대공원 직원들이 28일부터 임시 휴원에 들어간 어린이동물원에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내에서 번지고 있는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는 ‘변종’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홍콩을 휩쓸던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철새를 거치며 변이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이런 내용의 ‘AI 유전자 분석 중간 결과’를 28일 공개했다. 이희수 검역본부 조류질병과장은 “중국 광둥(廣東)성과 홍콩 등지에서 유행했던 고병원성 H5N6형 AI 바이러스와 야생조류에 있는 저병원성 AI 바이러스 유전자가 재조합돼 생성된 바이러스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남부 광둥성이나 홍콩에 머물던 철새가 겨울철을 맞아 한국으로 날아드는 과정에서 유전자 변형이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물론 기본 뿌리는 중국에서 발생한 H5N6형이다. 조류와 사람 간 감염, 사망자 사례까지 낸 고병원성 바이러스다.

중국 고병원성, 철새 거치며 변이
저항성 강한 오리도 빠르게 폐사
검역본부 “인체 감염성 조사 중”

AI가 국내에서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전 국내에서 발생한 적이 없는 바이러스 유형이다 보니 가축 자체의 면역을 기대할 수 없다. 닭보다 가축 전염병에 대한 저항성이 강한 오리마저 감염 이후 빠르게 폐사하고 있는 까닭이다. 지난달 28일 AI 발생 첫 보고 이후 불과 한 달 만에 AI는 경기·충북·충남·전북·전남 5개도, 9개 시·군의 32개 농장으로 번졌다. 28일까지 살처분된 닭과 오리는 131만5000마리에 달한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인체 감염 가능성이다. 이에 대해 검역본부는 확실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이희수 과장은 “국내에 유입된 AI 바이러스의 인체 유해성을 평가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바이러스를 제공했다”며 “결과가 언제 나올지 확실히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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