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 년봉 협상 곧 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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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4개월 동안 끌어온 해태 에이스 선동렬 (선동렬)의 연봉 협상이 곧 타결될 것 같다.
해태는 31일 상오10시 여의도 구단 사무실에서 선의 부친 선판규(선판규)씨와 접촉, 연봉6천만원에 내년도 20승을 올릴 경우 내년 연봉을 25% 인상한다는 조건으로 일단 합의했다.
해태측은 이에 따라 상오 11시반 기자 회견을 요청, 공식 발표 할 예정이었으나 선씨가 돌연 심경 변화를 일으켜 또 다시 반발, 일단 결렬 됐다.
선씨가 이같이 심경 변화를 일으킨데는 말일 올 시즌 선이 부진, 20승을 못 올릴 경우 내년도 연봉 인상 협상에서 자칫 불이익을 감수해야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선씨는 당초 구단측이 제시한 조건 없는 연봉6천5백만원이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판단, 이를 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협상 테이블에 노 전무와 마주한 선씨는 끝까지 조건을 내세울 경우 많은 팬들로 부터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조건 없이 구단측에 일단 양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태는 이날 상오 11시반 회견에서 선씨가 심경 변화를 일으켜 당초 구단측과의 합의 내용에 반발하고 나서자 전격적으로 선을 한국 야구 위원회 (KBO) 에 임의탈퇴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선은 이미 개막전 출전 등록 시한을 넘겨 오는 4일 대 삼성전에 출전하지 못한다.
선은 앞서 구단측과의 접촉에서 당초 구단측이 제시한 연봉 6천만원 (추정) 에 일단 합의했으나 부대 조건 4개항 수락을 구단측에 거듭 요구, 3시간에 걸친 협상이 무위로 끝나 원만한 타결을 기대하던 팬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구단측은 『선이 4개 부대조건을 끝까지 고집할 경우 구단측은 중대한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혀 임의 탈퇴와 같은 강경 조치를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었다.
이처럼 구단측이 처음부터 강경한 태도를 보여온 것은 선의 요구 조건이 현실적으로 수락하기 힘들 뿐 아니라 만일 구단측이 이에 굴복할 경우 팀내 다른 선수들에 파급되는 역효과가 너무 커 팀웍 와해를 초래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또 선의 요구대로라면 내년 시즌부터는 선의 연봉이 1억원 이상을 상회하게 돼 재정적인 압박은 물론 팀 공헌도가 높은 선수들로부터 형평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된다.
이에 대해 이용일 (이용일)한국 야구 위원회 (KBO)사무 총장은 『아무리 프로 선수라지만 선동렬의 당초 요구는 너무 지나쳤다. 뒤늦게나마 선수측이 후퇴, 구단과 원만한 타결을 보게되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또 하일성 (하일성) 야구 해설 위원은 『근본적으로 선수가 부대 조건을 제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횡포』 라고 지적하고 당초 롯데의 최동원(최동원)을 의식, 최고 대우를 요구한 것 부터가 연봉협상에서 명분을 잃게된 결정적인 화근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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