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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토마' 이병규, 20년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다

중앙일보

입력

이병규. [일간스포츠]

이병규. [일간스포츠]

'적토마' 이병규(42)가 20년 동안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병규의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이병규는 보류선수 명단 제출 마감일(25일)을 하루 앞둔 지난 24일 밤 구단에 은퇴 의사를 전달했다. LG는 이병규의 향후 거취를 상의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97년 단국대를 졸업하고 1차 지명을 받아 LG 유니폼을 입은 이병규는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뛴 3년을 제외하고 LG에서만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이병규는 데뷔 첫해 126경기 전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5, 7홈런·69타점을 기록하며 신인상을 수상했다. 99년에는 서울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선수로는 첫 30홈런(30개)-30도루(31개)도 달성했고, 2001년까지 3년간 최다안타 1위를 기록했다. 2005년에는 첫 타격왕(0.337)을 차지했고, 2007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일본에도 진출했다. 주니치에서 보낸 3년은 이병규에게 시련의 시간이었다. 이적 첫 해 타율 0.262, 다음해 0.254를 기록했고, 마지막 시즌이었던 2009년에는 대부분 시간을 2군에 머물면서 28경기에 출장하는 데 그쳤다.

2010시즌을 앞두고 계약을 연장하지 못한 그는 LG로 돌아왔다. 복귀 이듬해인 2011년 타율 0.338을 기록하면서 전성기 기량을 회복했다. 2013년에는 최고령 타격왕(0.348)에 오르며 팀을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로 이끌었다.

2013시즌이 끝난 뒤 두 번째 FA 자격을 얻어 LG와 재계약(3년·총액 25억 5000만원)에 성공했지만 40대에 접어든 2014년부터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제대로 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지난해는 54경기에만 출전해 타율 0.212를 기록했다.

올해는 입지가 더 좁아졌다. 퓨처스리그에서 4할(0.041)이 넘는 타율을 기록했지만 양상문 LG 감독은 이병규를 외면했다. 젊은 외야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

결국 이병규는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달 8일 잠실 두산전에서 한 타석에 들어서는데 그쳤다. 이 경기에서 니퍼트(두산)를 상대로 때린 안타가 그의 2043번째 마지막 안타가 됐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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